추억 ***********
왔던 길 되돌아보니
분명히 똑바르게 왔는데
S자가 현란하다.
황톳길 가는 길목에
조각난 아스팔트길 모퉁이에서
낯선 바람이
연탄가스로 목을 죄이며
명예를 죽이고
멍에를 씌운 것도 보이고.
앞가슴에 묻힌 사연
엉덩이로 뭉기고 앉아
새삼스럽게 들추기보다는
그러려니 비빔밥같이 쓱쓱 비벼
꿀떡꿀떡 삼키며
아무것도 몰라요.
정말 몰라요.
빛의 여행
십 년 후
이십 년 후
잃어버릴까 봐
세월의 옷자락을
손가락으로 또르르 말고 또 말아
마음에다 품을거나
머리에다 새길거나
강력본드로 똬리를 붙잡아
하나도 빠뜨리지 아니하고
새기고 더듬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