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차 빨간 아토스가
주인이 탈 때마다
“에이...좁아.”하며
작고 빨갛다고 꽤나 무시당했는데
아프리카로 시집을 갔다.
아토스와 엮은 5년 동안
무사고로 편안하게
주인을 잘 섬겼던 낭자이었는데
아프리카 신랑그늘 되어주려고
새카만 신랑의 발이 되어주려고
빨간색의 정열을 안고
단아한 색시처럼 꾸미고 시집을 갔다.
인간의 소리는 없지만
안전운행으로 말하고
순종을 잘해 든든했는데
필요에 따라 자기 자리 내어주고
낯선 운명에 불평 없이 내딛는
우리의 애마 아토스가
지금쯤 아프리카 어디를 달리고 있을지.
거리를 달리는 빨간색 아토스를
볼 때마다 생각난다.
(저장된 모음집에서 옮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