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원에서 ********** 불신이 팽배한 현대사회에서는 미완성인 인생을 그대로 인정하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래도 어떤 종교를 갖든 종교인이라면 한 가닥의 양심선언을 듣기에 비 신앙인보다는 낫다고 하지 않나? 그런데 그것조차도 거부당하는 현실 앞에선 외로움은 더욱 방황을 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큰 미아가 되어 눈치만 살피는 자가 되어가고 있다. 몇 해 전 5월 어느 날 같은 종교 같은 제단을 섬기는 세 사람은 건강원 주인인 나와 모세엄마와 한나엄마로 하루가 시작되었다. 그날은 금요일 이였고 금요예배를 인도해야하는 책임감에 예배장소는 건강원이기에 간단한 간식이며 정리정돈도 해야 하는 바쁜 시간이었다. 같은 교인 모세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시누이집에 가물치가 있다고 해서 .......... 가물치는 죽어 있었고 그걸 비닐봉지에 담으려는데 미끈거린 게 내심 싫었지만 태연한 척 봉지에 담는데 모세엄마와 시누이란 한나엄마는 ‘어머, 어머’를 연발하며 자기네들은 그런 것은 못 만진다는 식으로 괴성을 질렀다. 나는 속으로 ‘야! 웃기지마. 나는 니기보다 더 고상해.’ 했으나 기분은 썩 좋지 않았다. 그녀들이 약을 솥에 넣을 때 본다고 하길래 그러라고 하면서 가게에 왔다. 마침 어젯밤에 넣은 다른 약이 다 되서 가물치약 넣는 것을 본다고는 했지만 설마 나를 못 믿겠느냐는 믿음에 달구어진 솥에 가물치와 약을 수월한 생각으로 넣었다. 사실 그녀들이 약을 알면 뭐 알겠는가라는 생각도 하면서........ 그리고 예배를 드리고 좋은 교제의 시간도 있었고 달구어진 솥이라 예배드린 시간동안 약은 열심히 달여지고 있었다. 시누이 올케지간인 모세엄마와 한나엄마가 왔다. 약 넣는 걸 본다고 했지만 그냥 넣었다고 하니까 불평을 하길래 금요 심야기도회도 가야하고 바빠서 그랬노라고 했더니 인상을 팍 썼다. 그녀들은 가물치가 납으로 만든 낚시 바늘을 먹은 게 생각났다며 납이 몸에 안 좋아 납 낚싯바늘을 찾아야 한단다. 작업을 중지하고 끓고 있는 가물치를 호호 불며 두어 시간 납 낚싯바늘을 찾으나 보이지 않았다. 두 여인은 갑자기 돌변하더니 단번에 취조하듯이 가물치를 떼서 어느 곳에 숨겼다며 경찰을 부른다하면서 온 집안을, 쓰레기 봉지까지 수색하였다. 형사가 죄인 취조하듯 샅샅이 뒤졌다. 가게 앞에 백차가 서있다는 게 장사에 도움이 되지 않아 "무슨 경찰이냐?"고 했으나 그들의 하는 행동에 내가 스스로 경찰을 불러 자초지종 얘기를 했더니 경찰 왈 "국립과학수사에 의뢰해서 가물치 양을 측정해야겠네요." 하면서 경찰생활에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잘해보라고.....웃으면서 가 버렸다. 갑자기 돌변한 현실에 특히나 갓난이를 안은 곱상한 모세엄마의 언행에 쇠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어질어질하였다. 때리는 신랑보다 말리는 시어머니가 더 밉다고 했던가? 이건 말린 것도 아니지만 갓난이를 안은 모세엄마에게 하고픈 말이 꼭 있었지만 그 말을 하면 그 말의 응답이 그 갓난이에게 되돌아갈 것 같아 ‘참자’를 연신 외웠다. 같은 교인이면서 더군다나 나를 잘 아는 저 사람이........나 혼자만의 착각이었나? 자기 시누이 편을 든다고는 하지만 언행이 너무 심하지 않나..... 그리고 사실 가물치가 납으로 생긴 낚싯바늘을 정말 먹었는지? 거짓말 하는거 아냐......?‘ 속으로 별의별 생각이 다 들기도 했다. 기술이 좋아 낚시가 있는 부분을 어찌 뗐다는 말인가? 두 여인은 떼놓았다는 가물치가 나오지 않자 가물치를 떼먹었으니 가물치 값 50만원을 내라하였다. 가물치 값이 50만원이라........그 말은 ‘너는 봉이야’ 하는 소리로 들렸다. 주거니 받거니 몇 차례 말이 오고가는 중에 입에서 아! 이럴 수가.......... 전혀 생각지고 않은 소리가 튀어 나왔다. 이게 나의 본 모습이었단 말인가? 머리하고는 무관한 소리가 그렇게 튀어나올 수가 있는가! 전혀 예기치 못한 말, 말,말..... "야! 너희들 도둑년 아니야?" 그 순간 , 찰나 "아! 끝이구나."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은 절망....... 나만 느끼는 심장의 고동소리를 그녀들도 들을 것 같았는데,뒷수습을 어찌 할고! 어! 의외로 조용했다. 평소 때 입이 걸쭉한 것도 아닌데 잘 사용한 단어도 아닌데 어쩌면 그런 소리가 튀어 나왔는지 도저히 자신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나를 포장한 미화는 절대 아니다. 내가 아닌 내가 있었다. 두 여인이 왜 그 소리에 조용하는 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알아듣지 못했나? (하나님이 보호하사...........만세! ) 그 소리가 크게 번지지 않자 차라리 그런 소리라도 했음이 어쩜 좋아지기까지 하는 이 마음, 정녕 나의 실체는 무엇인가? 납 낚시 바늘을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이니 정히 그러면 10만원을 주겠다고 했다. (전화 한 통화 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전화 한 통화료 엄청 비싸다.) 그 말을 하는 순간에도 “내가 미쳤나?........목소리 높여 싸워야 할 판에 돈을 주다니, 정말 가물치를 떼먹은 것처럼.....이건 아닌데...아닌데.....바보 아냐?” 고개를 갸우뚱하며 금방 후회를 했지만 번복하는 것보다 차라리 끝까지 납 낚싯바늘을 찾아야만 했다. 어쩜 '도둑년' 이란 그 소리에 대한 어떤 보상의 심리에서 10 만원이란 소리가 나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기도 하였다. 내가 나를 모르니 나는 분명 둘이었다. 두 사람이 있을 때 나는 분명히 말했다. 이 사건을 M.B.C. 라디오 방송 최유라 와 이종한의 ' 지금은 라디오 시대'에 꼭 낼 거라고..... 그들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러나 쓰지 않았다. 화가 나서 쓸 수가 없었다. ' 나는 바보예요.' 라고 온 천하에 광고하는 것 같아서...... 모세엄마는 갓난아이를 데리고 집에 갔고 한나엄마는 소파에 앉아 있었다. 5월이라 햇빛이 가게 안까지 비쳐서 수돗가에서 현실에 회의를 느끼며 다시 가물치를 분해하듯이 납 낚싯바늘을 찾고 있었다. 찢기지 않은 가물치 창자가 보였다. 순간 찢을까 말까 망설였다. 아까도 본 가물치 창자를 별 관심 없이 그대로 지나친 일이 있기에 머뭇거리다가 그래도! 가느다란 희망 속에 손가락에 힘을 주며 찢었다. 어마나! 그 속에 붕어가 한 마리 있었다. 붕어를 뭉갰다 붕어 창자도 찢기지 않은 채 있었다. 붕어 창자가 '저를 보셔요.'하듯이 있었다. 이번 이것이 아니면 더 이상 낚싯바늘은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에 약간 떨리는 손으로 붕어 창자를 찢었다. 그 속에 납 낚시 바늘이 있었다. 갑자기 힘이 쭉 빠졌다. 붕어가 납으로 만든 납 낚싯바늘을 먹어 붕어 창자에 있었다. 붕어창자 가물치 창자 창자를 두 번 찢어 납 낚싯바늘을 찾았다. 인생살이의 보물찾기보다 지혜가 더 필요하였다. 간신히 찾은 납 낚시 바늘을 한나엄마에게 보여줬다. 이건 또 무슨 소리? 납 낚싯바늘을 즉석에서 조작했단다. 그런데 왜 가짜 낚시 바늘은 챙기지? 와! 그 말을 듣는 순간 살인사건이 일어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한나엄마는 계속 가물치를 떼먹었다고 주장을 하였다. 생강은 부피가 하나도 안 줄었는데 가물치는 절반 떼먹어서 양이 줄었다고 우겨댔다. 생강은 끓어도 그 모습 그대로 있고 생선은 끓으면 형체조차도 없어지지않나? 그 날은 그 정도하고 그녀는 돌아갔다. 이틀 후 약이 다 되서 가공비를 주고 가져가라니 한나엄마는 사이비 교주처럼 삿대질을 하며 회개하라! 고 소리를 질렀다. 무엇을 회개하라는지.... 장사 뭐는 개도 안 먹는다더니. 장사도 팔자에 타고나야 한다더니. 그녀는 가공료는 줄 수 없고 되려 10 만원을 줘야 약을 가져간다고 했다. 아니, 납 낚싯바늘을 찾았는데 무슨 10 만원이냐? 하는 말에 가물치 떼먹은 값이란다. 그녀얼굴을 한참동안 빤히 들여다보았다. 아! 이런 사람도 있구나! 신앙? 흥!......... 어쩔 수 없는 비웃음과 비아냥거림이었다. 돈 10 만원을 안주면 약을 안 가져간다며 의기양양하게 획 가버렸다. 신앙인은 적어도 한 가닥의 양심은 갖는다는 고루한 생각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됐다. 약을 두고 볼 때마다 화가 났다. 약이 나를 비웃고 서있다는 생각은 왜 드는지.... 10일 정도 지났을까. 결심했다. '그래.... 내 평생 액운까지 다 가져가라.' 하는 마음으로 가공료는 고사하고 약도 주고 돈도 줬다. 그녀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그 문제는 나하고는 별게였다. 어찌 생각하면 평생 액운을 10 만원에 파니 너무 싸기까지 하다는 위로를 스스로에게 하는 세기의 바보가 되기로 했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양심이 아는데 불쌍한 비양심 불우 이웃을 도왔다는 생각으로 그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세월이 흘러 10 만원에 평생 액운을 판 그 마음을 회개하며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 그 사람이 영원히 기억에서 사라지기를 바랬다. ********** (창세기 21;22~34) 브엘세바의 언약 : 아브라함은 아비멜렉 사람들에게 우물을 늑탈 당했는데도 왕에게 돈을 주었다고 (왕에게 사과는 받았지만) 목사님이 그리스도인은 손해를 본 듯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하시길 래 나는 속으로 부르짖었다. 목사님! 저도 약도 주고 돈도 주었어요. 그리고 아주 작은 개미 같은 맘으로 평생 액운도 주었고요....... 회개 했어요. 요것뿐이 안 되서 죄송해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