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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의 소리
BY 박엄마 2004-08-29
초승의 소리
누가 들을까봐
나지막이 들려줄 것 같아
이 밤에는 꼭 들을 수 있을 것 같아
옥상 가는 철 계단에 걸터앉아
불 꺼진 창들의 꿈을 타고
밤하늘을 본다.
초롱이 들을 재우고
사랑에 애간장 태우다 그려진
황진이 눈썹 같은
초승의 소리를 들으러.
초하루부터 그믐까지
약초같이 사는
초승의 소리를
부드럽게 휘익 감기는
차가운 밤바람소리에
한 달의 계획을
열 손가락에
부지런히 받아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