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저편에 전생이 있어서 따뜻한 남쪽 도화에서 우리의 옷자락 스침이 우연이 아니었을까요? 우린 밤마다 어찌 똑같은 꿈을 꾸었었는데 생의 굽이굽이에 숨겨진 전생의 끈 때문이었을까요? 일부러 아닌 삼월에 출근 버스를 놓쳐서 우린 같이 벚꽃 터널을 걸었었는데 전생의 인연이었을까요? 내가 도화를 떠난 날 쇼팽의 이별 곡을 열창한 것도 전생의 인연이 아쉬워서였을까요?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어떻게 사는지 인터넷을 뒤지는 것도 비 오는 날의 수채화처럼 전생의 미련이 아직도 촉촉이 남아서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