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비속에 들린
태고의 함성이
투명한 물방울을 뚫고
베이스로 깔린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 (창 1:2)
나무 푸른 색깔이 어두워버린 뒷산은
하나님의 신이
물에 빠진 숲에서
촉촉한 희망으로 스스로 운행하시니.
한줄기 빛이 혼 불로
하늘아래에 있는
바다 땅 식물에게 줄기 세포로 박히어
해 달 별이 번갈아감은
조류와 어류에게 세월이 되니
동물과 사람에게야.
장마철에 내리치는 물줄기는
함초롬히 핀 하얀 건반에서
왈츠로
신부의 드레스로
동행하며
흘러내린 머리를 쓸어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