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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사
BY 박엄마 2004-08-02
영원히 떠나버린 줄 알았는데 다리 부러져 누워있는 첫날 생각건대 열두 진주 문을 어이 열고 발목에 묶여있는 깁스를 핑계대고 가을 나들이 나왔는가
생시 기분 최고일 때 뽑았던 ‘오! 솔레미오’ 노래 소리가 맑은 유리성의 수정 같은 생명수강물로 교통사고 고통보다 더한 외로움을 적셔줄 것 같지만 두고 온 친정살이를 마음에 머문 딸같다
봄바람 같아야 할 슬라이드 같은 꿈길에 스친 반가운 모습이 그리움의 빙산이 되어 바퀴가 구를 때마다 우지직 으스러지는 비명 차마 들을수 없어 귀를 틀어막고 이불을 둘러쓴다
속 탈 때 마시려고 냉동실에서 넣어 둔 병사이다 깜박 잊고 어느날 열어보니 박살이 나 있다
오랫만에 들러보니 모든게 얼어있고 깨져있고 새 싹이 나려면 아직 멀은 것 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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