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건
산다는 건
덩그러니 걸려있는 것 같지만
저 너머로 넘어가고 있는 석양을 보며
임이 가던 길을 저 태양이
나랑 같이 가고 있는 것
산다는 건
인생을 길들이다 살만하면 끝내는
누구에게나 똑같은 특권인 것을 보며
임도 욕심하나 없이 순종한 길을
나도 같이 가고 있는 것
산다는 건
예측할 수 없는 자연의 분노를
너와 나에게 똑같이 주는 것을 보며
임의 외곬이 인간잣대에는 무용지물임이
나의 외곬도 당당해지는 것
산다는 건
숨을 쉬면서 움직이는 동안
내 손아귀에 있는 건 다 내 것 같지만
임은 일찍이 공수래공수거를 알아
나랑 주어진 복에 감사하는 것
산다는 건
우리 다 알았지만 알수록 어려운 것 결국은 손에 아무것도 남지 않은 무의하지만 뭔가 남겨져있는 바로 그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