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가 음양 이치이듯이.
인간사도 음양의 조화가 있는데
혼기에 찬 자식은
아는지 모르는지
알아도 모른 척 하는 거겠지만
이마가 넓으면 대머리라 싫고
말이 많아 싫고
이유 같잖은 이유로.
눈에 보이는 세월이
자식 들으라고
휙휙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데
달력의 장이 파닥파닥
잘도 넘어가는데
가뭄에 논바닥 갈라지듯
부모의 심장이
그렇게 타들어 가는 걸
보일수도 없으니
올해도 벌써
가을의 색갈이 물들여지는데
감나무에 감이 익기 전에
부모의 애간장은 벌써 익어
농이 돼버렸다..
내가 대신 갈수도 없고
세월을 붙잡을 수도 없고
하기 쉬운 말로
결혼은 인연이 닿아야 한다는데
그 인연은 어디쯤 오고 있는지
시간 좀 잘 지켜 출발할 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