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그런 사랑을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지금이라면 충분히 견딜 수 있었을텐데 그땐
나를 아는 모든이들에 대한 두려움이 더 앞섰던
것이 최선의 포기로 이어졌던 것 같았다.
그 땐 그래야만 하는 것이 다 인줄로만 알았던
순진함이 아마도 다행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지만, 아주 가끔은 아주 가끔은 최선이었을까!
하는 후회를 해 본적도 없지는 않았다. 물론 지금으로서는
그 최선의 선택이 옳았음을 알았지만....... .
견딜 수 없을만큼 아팠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순간이 너무나도 다행이 되어 버렸다.
아이의 돌 잔치에 초대를 받았고 이미 많은 직원들이
거실에 모여 있었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 안에
내가 있었던 것이다. 나에 대한 소개를 하는 그 사람은
너무나도 당당했다. 어머님이라며 인사를 하게 되었고,
그 분은 처음 뵙는 분이었지만 그분의 마음에 왠지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그 자리에서 빠져나오고 싶었다.
내가 있어 어울리는 자리가 아닌듯 했다. 미안했다.
누군가에게.... 소리없이 고마움의 미소를 담았던
누군가에게... 미안함은 돌담처럼 단단해지고 있었다.
화가 나기도 했다. 초대한 누군가에게..... .
그 후 우린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결국 사표를 썼다.
그리고 멀리 떠나 왔다.
한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며 아이들의
웃음을 보았다. 사랑하는 가족이 내 안에 이루어졌다.
조금 늦기는 했지만 포기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마음이 너무 아파 힘들었던 때가 길었지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 길었던 시간이 내겐 그리
지루하지 않았음도 다행이다.
이젠 서로 행복한 길을 걷고 있다.
누구보다도 행복한 그 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