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만큼 미신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민족도 없는것 같다.
~~이 안좋다 하면 죽기살기로 거부하거나 멀리하고
~~이 좋다하면 한 가랭이에 두다리 걸치고 달려드는 민족이 우리 단군의 자손들이다.
어쩌면 단군신화 자체부터 허구성을 띄워서 그러한지는 몰라도
과학적인 근거 보다는 입으로 입으로 내려오는 즉, 구전(口傳)에 더 충실 하다보니까
한낱 전설에 불과한 것에도 목숨 거는 일이 생겨 더러더러 사실화 되는것 같다.
다른것은 다 제쳐두고,
입시시험을 치루는 요즘 수험생들에게 선물하는게 무척 다양하다
예전에는 엿이나 찹쌀떡 또는 찰밥을 먹여서 '찰싹' 붙으라고 기원을 했는데
번쩍이는 두뇌를 가진 젊은 세대들 답게
포크....잘 찍으라고
휴지...잘 풀고
거울 ...잘보고....등등...참으로 애교 스럽고 기상천외힌 발상들이다.
난 내 아이들 둘이 큰 시험 치룰때마다 안 빠지고 먹이는게 있다 .
'미역국'
세상에...무슨 엄마가...
그러나 난 그것을 꼭 먹였고 애들은 꼭 먹고가서 시험 치루었다.
고교입시..대학수능...토익시험...면접...등등
제일 처음 먹였을때가 딸애 고교입시 치루던날,
식탁에 차려진 미역국을 보던 딸애의 두눈이 사발만 해 졌음은 물론이고...
"어...엄마....우리엄마 맞아요??"
"아냐..난 계모다..그러니 배 안 곯려거든 다 먹고가라..."
평소에도 미역국을 즐겨 먹던 딸애의 식성을 알기에 고기도 넣지않고 담백하게 끓여 주었다.
미역에는 '알긴산'이라는 끈끈한 성분이 들어 있어서 장의 점막을 자극해 소화운동을 도와 준다고 해서
기를쓰고 먹여 보냈다.
속이 편해야 머리도 맑아지고 맘도 안정될것 같았다.
시험 결과는 상상외로 좋았다.(앞에서 몇번째)
그다음 타자는 아들녀석의 고교시험....역시 우수한 성적..
지 누나의 전력을 보더니 자진해서 미역국 끓여 달라는 주문을 했다.
그리고 수능........역시 기대이상..
토익시험 역시...그 성적으로 이번에 '카튜사'지원 통과.
수능전날 친구에게 전화해서 미역국 끓여 주라고 내 딴애는 경험담을 들려주면서 종용했더니
완전히 '머리 돈 년'으로 내 몰렸다.
"이기..돌았나??......누구 죽 쑤라고.."
ㅉㅉㅉ내가 죽 쑤었다면 니 죽쑤라고 그러겠냐고 하면서 쥐어 박았다.
미역엔 미끈거리는 성분이 있어서 미끄러질까봐 금기식품으로 분류 된것 같았다.
과학적인 근거보다는 미신에 더 무게를 둔게 아닐까 ..
미신을 무조건 불신 하는건 아니지만 맹종 또한 바람직한 것은 아닐성 싶다.
하긴,
그날 미역국 안 먹였다면 더 좋은 성적을 거둘수 있었을런지는 몰라도
뭐든 생각하기 나름 아닐까.
~~한 탓에 그리된게 아니고,
~~한 덕에 그 나마도 된게 아닐까....하는 겸허한 생각을 가졌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