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도 글 같지않은 글을 긁적 거리다 보니
별 희안한 얘기를 다 하는것 같다.
어쩌면 성역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을 글로 옮긴다는게
여간 껄끄러운게 아니다.
아니 껄끄러운게 아니고 치부일수도.....
남편은 나를보고 통나무 또는 돌이라고 한다.
맞선을 보고 한눈에 뿅 간 이유를 모르겠다나 어쨌다나 ...
나긋 나긋해서 애교도 많을것 같았고
머리도 나쁠것 같지 않아 모든면에서 탁월할 줄 알았는데
살 맞대고 20여년을 살다보니 완전히 속았다고 한다.
난 속인적 없다.
자기가 자기 덫에 걸린거지......
(그러게 판단력 부족으로 결혼한다는 얘기 수차례 했건만..)
언젠가 술을 마시고 들어와서 한다는 소리가,
"자네는 며느리로서 엄마로서는 만점일지는 몰라도
여자로서 내 아내로서는 완전히 낙제 점수다...."
푸념인지 책망인지 몰라도 醉中眞談이라고 하던가
난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다.
사실 나에 대한 평은 극과극이다.
혹자는 남자에게 아주 잘(?)할것 같다 라는 요부(妖婦)평과
性에 대해서는 찬 바람이 돌것 같다 라는 목석(木石)평.
엇갈린 반응에 대해서 나 자신도 햇갈리지만
그래도 후자의 평이 근사치에 가깝다.
남편의 말을 안 빌리더라도 내 스스로 남편 옆구리 찔러본 기억이 거의 없다
옛말에,
'낮에는 현모양처가 되고, 밤에는 요부가 되라'고 했는데
밤낮으로 현모양처의 행세를 할려고 드니 어느 남편이 좋아할랴...
(그래도 각방 쓰거나 등돌리고 잔적 없시유..)
가끔씩 술을 마시고 들어오는 날이면 각자의 계산법이 틀리다.
남편은 36.5도+36.5도를 머릿속에 넣고 들어오지만
난 36.5도-36.5도로 머리를 굴린다.
그날의 게임에서는 공중돌기에 능란한 내 여우같은 기질에 당연히 내가 승리한다.
(승리의 비결은 묻지마셔. 수년간 갈고 닦은 노하우 인디...ㅎㅎㅎㅎ)
오죽허면 아이 둘 낳고 사는게 용하다고 할까.. - 자기 '덕' 이란다.
이미 반세기에 가까운 삶을 살아왔지만
아직도 性에 대해서 자유롭거나 너그럽지 못하다.
아니 녹이 슨 칼끝같이 무디기만 하다고 할까
개방적이고 노골적인 성격이 아닌게 주요 원인이겠지만
왠지 추하고 천해 질것 같은 나만의 잣대가 굽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 책에선가 읽은적이 있다.
'행복한 부부란 性생활에 불만이 없어야 한다'라고 하더이다.
뒤집어 말하면 性생활이 원만치 않으면 불행한 부부???
궤변이라고 돌려서 말할 수 없는 부분이다.
속된말로 이론은 공자 뺨치게 '빠삭'한데 실천이 어려워....
월간지나 주간지에 대문짝만하게 시선을 끄는 게 있지만 난 그냥 덮어버린다
즉,
'오르가즘이 어떻고 체위가 어떻고....'
아고고고...닭살이 돋는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서는 쉽게 빠져들지 못한다.
빠져볼까 싶어서 슬쩍 발을 내밀다가도
발등이 채 덥히기도 전에 발을 빼서 그냥 들어올린다.
어쩌면 나같은 사람이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허벅지까지 빠진게 있어요....내 아이들에게 하하하)
그래도 우리 남편 여태껏 한눈 안팔고 나만 바라보고 살았수.
목석같은 아내 그래도 밤마다 팔베게 해주는게 눈물나게 고맙지만
아직까지 댓가를 못 치루고 사는 나는 언제나 요부가 될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