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시내버스안,
시내를 운행하는 시내버스가 기차역 앞에서 칠순의 할머니를 태웠다,
몸이 자유롭게 따라주지 않는 그 할머니가 승차하자마자
버스는 벌에 쏘인듯이 앞으로 내 달으면서 할머니는 자리에 털석 주저 앉으셨다.
간신히 몸을 추스리며 일어서시는데 운전기사의 쇳가루가 묻어날것 같은
날카로운 목소리가 날아왔다.
"할매! 빨리 돈 안내고 뭐해?"
숫제 뒷말은 어디론가 귀양 보내놓고 요금통을 탕탕 두들겼다.
그 할머니가 치마를 걷어올리고 속곳에서 동전 몇개를 꺼내서 요금통에 집어넣자
운전기사의 쥐어박을 듯한 또다른 음성이 할머니를 위협했다.
"x발,요금이 얼만줄도 모르고 .....할매 얼마냈어?"
그때는 각 지방마다 시내버스 요금이 다 달랐다-지금도 그렇지만...
아마 멀리서 오셔서 이 지방의 요금이 얼만줄도 모르고 그냥
사시는곳의 요금을 내셨던것 같다.
귀때기 새파란 기사녀석의 시퍼른 서슬에 할머니는 거의 울상을 지었다.
"어..얼만디유?"
"에이 x발...눈까리는 머 할라고 달아놨노?
늙으면 뒈져야지 .....길거리 복잡하게시리 ...."
그러면서 요금표가 적힌 종이 딱지를 보고 턱짓을 한다.
던지면 개도 물어가지 않을 막말을 스스럼 없이 해댄다.
차마 듣고 있기가 민망했지만 성질 더러운 기사넘에게 해 줄수 있는 말이
있을턱이 없다.
버스안에는 몇사람이 타고 있었지만 어느누구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려고 하지 않았다.
속이 요란한 소리를 끓으며 펄떡 펄떡 뛰었다.
그때 순간적으로 난 앞에 앉은 어떤 아가씨에게 핸드폰을 잠시 빌려 달라고 했다.
그리고 폰 두껑을 열어젖히고 기사넘이 들리게 큰소리로 전화를 받는 시늉을했다.
"머라?잉간이 머 이린기 다 있노?
닌 에미 에비도 없고 넌 안 늙나?..니 지금 누구한테 하는소리고???"
깜작 놀란 기사가 뒤를 돌아보니....
난 한마디 더 보탰다.
"니는 제발 늙지말고 피둥피둥하게 살다가 꼭 일년후에는 죽어뿌라...."
그리고는 소리가 요란하게 폰 뚜껑을 닫고는 주인에게 돌려 주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온통 나에게로 쏠려 있었다)
눈꼬리가 모로 찢어지게 뜨는 운전기사 놈....
심증은 가는데 증거가 없지라......ㅎㅎㅎㅎㅎ
어이구 이제 속이 시~~~원하다.
(그러나 사실 겁은 좀 났다...기사놈이 원체 지랄같이 생겨 먹어서..)
결론은,
한마디로 가정교육의 부재라고 얘기 하고 싶다.
어려서 부터 가장 기본적으로 가르쳐야 하는게 존댓말이다.
존댓말 쓰는 사람이 거치른 말이나 포악한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
내 아이들은 존댓말로 말을 배우기 시작했었다.
누가 따로 가르친게 아니고 그때 당시 난 층층시하(시조모님 시부모님)에 시집살이 할때니까 내가 반말 해야 할 사람이 집안에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자연히 내가 하는대로 아이는 따라서 말을 배운것이다.
작은 아이는 누나가 하는대로 따라하고...
그리고 웃어른 한테 대하는 태도와 범절,모든게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본보기가 되었으니 그게 곧 산 교육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심성도 부드럽고 지금까지 거칠고 상스러운 소리 한번 하는것 보지 못했다.
내가 가장 고맙게 생각하고 자랑하고픈 내 아이들의 장점이었다 .
때로는 부모자식간에 너무 격이 있는게 아닌가 해서 서운한 적이 있었지만
굳이 아이들 하는것을 막을 생각은 없었다.
큰 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때던가,
담임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부모님게 존댓말 쓰는 사람 손들어 보라고 하셨단다
그러자 우리 아이를 포함해서 딱 세명이었는데
공교롭게도 모두가 조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핵가족의 아이들이 다 예의 범절 없는게 아니다)
핵가족 시대에 살면서 잊고 살아가는게 한두가지가 아닌것은 자명하다.
조부모는 내 가족안에 포함 시키지 않는게 요즘 아이들이다.
누가 그렇게 만들었는가????
사회구조상 그렇게 될수 밖에 없다고 자기 합리화 시킬것이다.
그러나,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겠지만
커가는 내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보여 줄수 있는게 뭘까를 생각한다면
젊은 세대 부모들,
내 아이가 그 기사같은 자식이 되지 말라는 법 없다.
法句經에도 이르기를,
'효도하는 부모에게 효도하는 자식이 태어날수는 있어도
불효하는 부모에게는 효도하는 자식이 태어날수가 없다'
'콩심은데 콩나고,팥 심은데 팥난다'는 이치다.
*오지랖 넓은 이 성질 우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