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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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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다 살았나보다


BY 蓮堂 2004-06-29

사람의 수명은 최장 150세 까지도 가능하다는 통계가 나왔다고 한다.
중국의 진나라 시황제는 오래 살려고 不老草를 구한답시고 야단법석을 떨었건만
결국은 내나이 만큼도 못살고 49세로 세상을 떠났다.

人命은 在天이라는데 하늘의 명을 거슬리려는 얄팍한 수작에 불과 했던가..

요즘은 이상하게 자꾸 머리가 아프고 눈앞에 안개가 끼인것 같아서 많이 혼란 스럽다.
눈을 비비고 다시 껌벅 거려도 여전히 앞은 안개 속 같기만 하다.

안경점을 찾아가서 시력 검사를 했더니....
겨우 마이너스를 면한 0.2 에 멈추어 있었다.
아라비아 숫자를 짚어주는 대로 지껄여봐도 다 틀리기만 하고 숫제 맹인 수준이었다.

시력이 결정적으로 나빠진건 직장생활 할 때인것 같았다.
깨알같은 호적부 한문을 뚫어지게 헤집고 봐야 했기 때문에 감당하기가 벅 찼나 부다.
한 글자라도 틀리면 그 후유증은 크기 때문에 많은 신경을 써야 했다.

할수 없이 안경을 끼었지만 불편해서 이내 벗어 던지고 더듬더듬 그렇게 지내 왔는데..
그래도 별 불편없이 살다보니 안경의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몸의 모든 기능이 저하 되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게 시력 저하로 이젠 합병증 까지 유발하게 생겼다.
눈이 나빠지면서 두통을 수반하기에 이르러니 다급한 생각이 들었다.

제일 불편한게 책을 볼수 없을 정도로 머리가 아픈거였다.
내가 전용으로 쓰는 테이블 위에는 예닐곱권의 책들과 일간신문이 항상 널려 있다
손만 뻗히면 무슨 책이든 손에 잡혀야 맘이 놓이는 고약한 습관이 시력을 더 빼앗은게 아닐까.

소설책 두어권과 법정스님의 수필집, 그리고 불교경전, 팝송백과, '좋은생각'과 지방 문예지,
여기다가 더 보태면 각종 홈 쇼핑 책자와 전화 번호부도 한몫한다
그래도 부족하다 싶으면 다른 종류의 책을 또 어질러 놓는 버릇이 있다.
(주로 비소설 종류나 역사 이야기가 은근히 재미있다)
가끔씩 초면의 손님이 일부러 슬쩍 놓고간 포켓 잡지..등등...

컴이나 티비도 차츰 접하기가 힘들어 진다.
이렇게 글을 올리고 나면 한참을 앓아야 머리가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래서 남편 보는데서는 컴이나 책을 접할수가 없다....
들키면(?) 책을 압수 당하고 컴을 꺼버린다.
나를 위한 배려지만 그럴때마다 눈을 빼 버리고 싶도록 참담해 진다.

사람이 가장 오래도록 가지고 있는게 시력과 청력이라고 했는데..
이제 시력마저 떨어지면 난......에구....
(안경을 쓰면 머리가 더 아파서 끼기 싫더라--->몸이 덜 달아서....)

눈이 나쁘니까 실수도 연발한다.
사람의 얼굴은 아예 이목구비가 뭉게져 보이니까 Out line 윤곽으로 알아 맞춘다.
대충 짚어서 알아 맞추고 나면 대견해 지는 이 비극을 어이할꼬...

엉뚱한 사람보고 입이 째져라고 웃어주고 나면 아니고...
모르는 사람인줄 알고 그냥 지나치면 섭섭하다고 항의를 받은게 비일비재하다.

하도 한심하게 구니까 어느날 친구가  넌즈시 찔러 넣는 말이...
"야!! 그 눈 빼서 개 던져 줘라....."
그냥 당할 내가 아니쥐~~~
"천만에......요즘 개는 시력좋은 너같은 눈만 먹는댄다.".........까르르.....

그건 그렇고,
오래 살려면 안경을 끼긴 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