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는거 실감하고 나면 참으로 흐뭇하다.
메스컴의 공해로 우리들의 눈과 귀는 이미 시커멓게 오염이 되어 버린지 오래다.
지니고 있어야 할 기본은 길바닥에 패대기 친지도 더 오래다.
그러나 그것은 조그마한 한 귀퉁이에 불과했다......
4차선의 쫘악 뚫린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리다가 신호대기중에 있었다.
그러다가 파란불로 신호등이 바뀌었지만 어느누구도 그 신호대로 움직이지를 못했다.
허리가 구부러지고 지팡이에 의지하신 할아버지 한분이
신호무시, 앞뒤좌우 무시를 하신채 느린 걸음으로 길 한 복판으로 들어 오신거였다.
그 걸음으로 도로를 다 건너시려면 신호가 몇번이나 바뀌어야 할 시간이다.
그런데 이상한건, 성질급한 운전자는 이럴즈음에 꼭 크락션은 울릴법한데
네군데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그 많은 사람들 어느누구도
위협적으로 경적을 울리거나 차를 출발 시키지도 않았고
욕설을 퍼붓기는 커녕 조용히 그 할아버지가 다 건너실 동안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동안 신호가 두번이나 들락 날락 했지만.......
휘적 휘적....유유작작.......느릿느릿.......
그 할아버지는 운전자들의 인내심은 아랑곳 없이 그렇게 여유만만하게 길을 건너 가셨다.
내 생각에는
젊은 사람이 이런 무례한 일을 저질렀다면 아마........
그래서 살만하다는거다.
아직은 우리나라 사람들 노인네들에게는 관대하고 한량없이 베풀고 있다고 본다.
무시가 아닌 공경, 홀대가 아닌 우대,........
다수의 사람들이 어른공경에 인색하다고들 하지만 아직은 아닌것 같다.
소수다.....소수는 다수를 잠식할수 없다.
'동방예의지국'의 후손들의 그 맑고 깨끗한 피는 오래도록 오염되지 않을것이다.
가슴 뭉클한 이 아름다운 감동이 오래도록 지속 되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