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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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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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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나......


BY 蓮堂 2004-06-29

   
  작가 :그린미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ㅇㅇ이니?"... 다짜고짜 확인부터 한다.
"예....맞는데요...."
"그럼 ㅁㅁ여고 14회 졸업생 맞지?"
"맞긴 맞는데........요................그런데, 누구시죠?"
처음부터 바닥에 깔고 말 던지는 폼이 친구 같지만 말을 덥썩 놓을수가 없었다.

 "아유...기집애...나야...나..."
머리 꼬랑지 다 잘라먹고 뜬금없이 던지는 말을 아무리 헤집어 봐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미처 대답을 못하고 있는데 .....
"나,ㅇㅇ야..기억나니?"

 눈을 지그시 감고 책장 넘기듯 기억을 더듬다보니 레이더망에 걸리는게 있었다.
걔구나...
얼굴이 희고 엉덩이가 좀 컸지..
공부도 쬐매했고....교사한테 시집 갔다던...그 동창....

 그런데 30년이 지난 지금 불쑥 걸려온 전화가 왠지 맘에 걸렸다.
특별히 친하지도 않았고 만나기는 커녕 그동안 한통의 전화도 주고 받은적이 없는데..
그런데도 그동안 몇번 전화를 했다고 하면서 호들갑을 떤다.

아는체를 했더니 깜빡 엎어지는 시늉을 하더니 목청이 높아졌다.
"아휴...기집애...여전히 곱고 날씬하지??...똑소리 나고?"
물흐르듯 막힘없는 아부성 멘트에 차츰 윤곽이 잡혀 가는것 같았다.
이런 전화는 대부분 목적을 가지고 덤벼드는게 대부분이었다.
모질지 못하고 얇은 귓밥 덕분에 쓴물 먹은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기에 ....

 건성으로 몇마디 주고받다가 손님이 계시다는 핑게를 댄 뒤에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는 같은 대구에 사는 다른 친구에게 전화를 했더니 펄쩍 뛴다.
"그 문디가 니 한테도 전화 했더나?"

 다단계를 하는데 이름 석자만 기억을 해도 기어이 찾아내서 전화를 하고 찾아가서 강매를 한단다
일이 성사되지 않으면 싫은 기색 보이면서 모처럼의 만남을 엉망으로 쑤셔 놓고.....

 그러나  생계가 곤란해서 그 일을 한다면 도와주고 싶어서 근황을 물었더니
"아고...말도 마라..그 문디 억시기 부자다...집도 몇채 있고..신랑도 돈 잘 벌고.."
그러니까 절대로 만나주지 말라고 입에 거품을 문다.
"시어른들 하고 한집에서 얼굴 부딪히기 싫어서 그 지랄하는데.....미친년..."
이 친구도 당할뻔 했단다.
다른 친구들이 귀뜸을 안해 줬다면 영락없이 걸려 들었다는거다.

 요즘은 발신자 번호 뜨는 전화기가 많아서 안 받을수도 있는데
눈치빠른 그 친구는 전화기를 바꿔 가면서 걸기 때문에 피할수가 없단다

 입맛이 쓰다.
30년만에 걸려온 전화에 반가운 맘보다 거절하고 피해야 한다는게 먼지가 나도록 삭막함을 느꼈다
의도하는 바 없이 그리고 목적없이 단지 친구가 그립고 보고 싶어서 걸려온 전화 같으면
하던일 다 팽게치고 만나러 갈텐데...

 당분간은 걸려온 전화 벨 소리에 경기(驚氣)를 해야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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