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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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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BY 씀바귀 2006-01-05

 

산다는 것은 그리움만 쌓이는 것입니다. 또 사는 것에 특별한 장식을 주절주절 매달아 놓겠다며 땀 흘릴 것도 없다고 합니다.

차 한 잔을 마셔도 향을 느끼며 마셔야하듯  진한 감동은 그 사람의 깊은 마음속에서 보일 듯 말 듯 우러나온답니다. 일만 번의 눈 맞춤으로.

우리가 그토록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은  침묵 속에 담겨있듯

봄은 겨울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침묵 속에서 온다는...

침묵의 가는 그물 사이에서 아무소리 없이 새어나오는 꽃송이들처럼.

완성의 기쁨으로 여정의 뒤안길에 떠오르는 여백으로

많은 이름들 사이 혼자 있는 이름을 불러주며 오래된 책방에서 맡았던 냄새 같은.

인생의 세공솜씨가 남보다 도드라져 있지는 않아도 피리미드 구조 속에서 이뤄지는 가치가 아니라, 인간방생, 환경, 평화, 인권 등, 인간과 자연의 원활한 소통만이 단절된 공간을 허물어뜨립니다.

맘에 안 들면 망치질해 버리는 陶工처럼 부스러기들을 모조리 떼어 보내고자 바다에 갔습니다. 강물이 바다를 향해 오랜 시간을 흘러왔듯이 가슴속에 숨겨놓은 응어리들을 모두 버리기까지 세상의 온갖 냄새나는 것들과 다투느라 편할 날이 없었던 나날들.

세월이 밤낮 흐르듯 강물도 흐름을 멈추지 않는 생명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멈추면 썩고 맙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江을 닮으려, 물을 닮으려하는 것이겠지요.

세상 모든 것, 어느 것 하나 마다하지 않고 오염된 것들조차 얼싸안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상처를 치유하며 흐르고 흘러 바다에 다다랐습니다.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그 근원인 바다에  들어간다는 니체의 말처럼 江은 누구를 탓하지 않습니다. 옴지락거리는 존재의 근원이여.


인디언들의 1월  *    마음 깊은 곳에 머무는 달.

                     눈이 천막 안으로 휘몰아치는 달.

                     나뭇가지가 눈송이에 뚝뚝 부러지는 달.

                     어름일어 반짝이는 달.

                     바람 부는 달.

   학명선사 禪詩  *  묵은해니 새해니 분별하지 말게

                     겨울가고 봄이 오니 해 바뀐듯하지만

                     보게나, 저 하늘이 달라졌는가.

                     우리가 어리석어 꿈속에 사네.


좋은 씨앗을 뿌리는 마음으로, 무게로도 향기로도 저울질할 수 없는,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2006년을 시작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