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둥스럽게도 가지 않는 세월을 향해 주먹질을 해 보았
습니까?
펌프질해대는 뜨거운 피가 몹시몹시 밉기도 하던 때. 그
렇게 살아온 그루터기마다 켜켜이 내려앉은 알갱이들.
삶의 허기를 달래던 모통이에서 흘려야만 하였던 눈물
은 또 얼마나 많았는지... 가르마에 고인 눈물을 보았는
지요.
인생이 객관식 시험문제가 아니건만 똑같은 답을 구하기
위해서 뜀박질을 하며 여기까지 와 버렸습니다.
삶이란 각자가 알아서 답을 적어야하고 자기에게 주어진
자본과 시간을 나누어 함부로 낭비하지 않아야만 ,잘 살
았다고 말할수 있는 것이어서 헛됨이 없이 꾸려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삶이란 점수로 매겨지는 건 아닙니다.
초등학교(국민학교) 때의 통신표라는 것에는'수,우,미,양,
가'에 둥근 붓두껑으로 찍혀있었습니다. 어찌해서 '수,
우'에 동그라미가 찍고행동발달상황에'가,나,다,'를 주는
지 나이를 먹은 지금도 잘 모릅니다.
머리가 둔해서,수,나,우,를 받은 적이 없으니 원... 그것
의 판단기준이 어디에 있는지.
공부는 죽어라 하기 싫거나 지각을 밥먹듯 해도, 공부시
간에 나가버리기까지 해도 인품하나만은 정말로,수,를
주고 싶었던 아이가 한 두명은 있었다는 걸 기억하십니
까.
됨됨이로 평가하지 못하고 오직 공부 1등으로만 사람을
재는 세상.
그래서 온통 삐걱거립니다.
잘못 가르침과 잘못 배운 까닭에 오늘날 우리 사회가 이
처럼 치유되지 않는 열병을 앓고 있습니다. 새삼스런 말
은 아니지만 교육열이 너무 지나쳐서 나타나는 온갖 병
폐의 원인은 다른 이유도 물론 있겠으나 일차적으로 부
모에게 있다고 봅니다.
못 배운 부모세대들이 억척스럽게 일해서 가르친 덕택으
로 오늘날 이 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다 하고 있음을 다
알지만, 자식들에게 쏟는 사랑은 하늘을 찌르는 사실을
그냥 넘겨선 안됩니다. 학원을 몇개 다니는 것이 당연하
고 또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남의 자식한테 뒤쳐질것 같은
조바심으로 사교육에 쏟는 돈이 엄청납니다.
경쟁을 부추기고'내'가 잘 되기 위해서 남을 딛고 일어서
야 하며,남보다 먼저 부와 명예를 움켜쥐지 않고선 편히
잠 못드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이유이다.
예로 부터'사람새끼는 서울로 말 새끼는 제주도로'라는
말에 오로지 몸소 실천하겠다는 식으로 꾸역꾸역 서울로
보내야만 직성이 풀리는, 내 자식이 드디어 성공했다고
잔치판을 벌여야 맘이 놓이던 부모님. 아무리 '큰'물에서
놀아야 한다지만, 그래서 오늘날 서울은 차고 넘쳐 터질
지경입니다.
어느 분의 지적처럼 서울 공화국을 만들기 위해 그처럼
수십 년을 악을 쓰며 살았던 것입니다. 잘못 살았던 자취
들이 지금 망령처럼 들고 일어납니다.
수도권으로 집중된 개발. 수도권에 투자하는10/1만 지방
에 투자한다면 서울로 봇짐을 안 쌀것 아닙니까.
그 동안 다져진 그 잘나빠진 기득권이 빼앗길까 두렵습
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