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벌써 일주일이 지났지만 계획은 딱히 세우지 않았다.
계획을 세우고 계획대로 안되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게 되어
이번 해에는 계획 없이 지내보려고 한다.
엄마는 보청기를 착용하시기에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
전화를 드리면 당신 할 말씀만 하시고 그냥 끊거나 나중에
전화를 하신다.
엄마가 사골 국을 가져가라고 연락을 하셨다.
그냥 두고 드시라고 해도 막무가내로 많이 끓였다며 오라고
재촉을 하시기에 단 걸음에 친정 방문을 했다.
갈 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친정집은 늘 어수선하다.
올케도 직장을 다니니 매번 치우기가 힘들겠고, 내가 참견할 일은
아니지만 어수선한 집안이 보기에는 좋지 않다.
엄마도 이젠 연세가 있으셔서 예전보다 깔끔하게 정리를
못하시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내가 매번 정리를 해 줄 수도 없는 일이다.
소족을 두 개나 사서 일박이일 동안 끓이고 또 끓였다고
김치냉장고에서 사골국을 꺼내시는데 그야말로 아주 뽀얗고
기름을 잘 제거하셔서 기름이 하나도 없다.
김치와 밑반찬만 꺼내 놓고 사골국과 점심을 먹는데
입에 달라붙는 맛이 예술이다.ㅎ
엄마 생신이 곧 다가오는데
남동생에겐 연락이 없어서 이번에도 코로나 때문에
다같이 못 만날 거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데
엄마는 아쉬워하고 다같이 모였으면 하는 눈치시다.
남동생에게 연락을 하니 엄마 생신 당일에 올케가
생신 상을 차려드리고 용돈을 드릴 계획이란다.
물론 용돈은 남동생이 드리겠지만 올케도 요즘 보기 드문 며느리다.
한 집에 살면서 서로 안 좋은 점도 많겠지만 엄마도, 올케도 입이 무거워
우리에게 뒷 담화를 안 하니 그게 정답이고 현명하다.
엄마 생신 때
식당에 가서 4명씩 테이블에 따로 앉으면 되겠지만 조심하라고 하는
요즘 굳이 만나기도 그렇고 그래도 여동생과 나는 엄마를 자주 만나니까
그것으로 위로하고 엄마께도 말씀을 잘 드렸다.
사람들은 점점 힘들어가는 요즘
외향적인 사람보다 내성적인 사람이 잘 참고 잘 지낸다고 한다.
성격이 좋고 나쁨은 없겠지만 각자의 성격이 다르다 보니
환경에 맞춰 살아 가는 게 최고인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