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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자이저


BY 낸시 2021-11-16

에너자이저, 에너지를 주는 사람 혹 다른 그 무엇일 수도 있다고 한다.  
살다보면 모든 에너지가 고갈된 것 같이 지치고 힘든 순간이 있다.
이런 때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던져버리고 싶기도 하다.
내게도 물론 그런 순간들이 있다.
그래도 지금까지 살아온 것을 보면  다시 에너지를 충전받는 무엇인가가 있었음이 틀림없다.
무엇이었을까.
 
지치고 힘들 때, 다시 살아갈 힘과 용기를 얻었던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식당을 하면서 포기히고 싶었던 순간이 참 많았다.
가장 어려운 적은 내부에 있다고들 하지만 내게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다르지만 남편의 비아냥과 비협조가 가장 큰 적이었을 때가 있다.
남편과 싸우고 더 이상은 식당을 할 수 없다고 포기하고 식당 문을 나선 적이 여러번이다.
나만 식당을 나선 것이 아니고 남편은 나보다 먼저 식당을 나가고 없었다.
잠시 후 머리를 식히고 돌아오면 호세 혼자 모든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주인 둘이 쌈박질을 하고 나간 식당에서 혼자 오픈준비를 하면서 호세 마음은 어땠을까?
죽음을 불사하고 국경을 넘어 일자리를 찾아왔는데, 얼마나 불안했을까?
호세를 보면 부끄러운 마음이 되었다.
다시 손님 맞을 준비를 할 용기도 생겼다.
그렇게  여러번,  다시 살아갈 용기를 호세를 보면서 얻었다.

인간관계 중 제일 힘든 것이 가족과의 불화다.
사는 것을 그만 포기하고 싶을 정도다.
스스로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화목한 가정과는 거리가 멀었다.
화목한 가정은 내 복이 아닌가보다,  포기하고 산다.
한 사람이 모든 복을 다 가지면 불공평하지, 스스로 이렇게 위로하기도 한다.
이혼도 하지않고 이런 가정을 갖고 지금껏 살아온  힘은 어디서 생겼을까?
가정에서 힘든 순간을 이기게 해 준 에너자이저는 꽃밭이다.
답답해서 문을 열고 나서면 꽃과 나무가 말없이 날 위로해주었다.
나폴나폴 나르는 나비, 포르르 날아오르는 반딧불, 붕붕거리며 열심히 꿀을 찾는 벌일 때도 있었다.
살기위해 열심을 다하는 풀꽃과 나무를 바라보다 삶을 포기하고 싶어하는 내가 부끄러웠다.
그래 불평하지 말고 그냥 살아내는 거야, 이런 마음이 들었다.

며칠 전에는 식당에 온 손님의 말이 큰 힘이 되었다.
운전하고 우리 식당에 오다 겪은 일이라고 하였다.
신호등에 걸려 기다리고 있는데 옆 차선 자동차 창문이 열리고 어떤 여자가 뭐라 하더란다.
무슨 말인가 했는데, 우리 식당을 가리키며 꼭 가보라고 하였다는 거다.
낯선 여자가, 그것도 운전하다 창을 열고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이 믿어지느냐며 전해주었다.
그 말에 처음 식당을 하던 때가 떠오른다.
식당이 경찰서 옆이었다.
가까워서인지 단골 중에는 경찰도 많았다.
어느날 길 건너  순찰을 도는 경찰이 자전거를 타고 무슨 구호를 외치며 가고 있었다.
이상해서 무슨 일인가 싶어  식당 문을 열고 나섰다 믿기지 않는 일을 보았다.
그 경찰이 외치는 구호가 바로 우리 식당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식당을 하다 힘들 때, 떠올리면 위로가 되는 추억이 되었다.
 
물론 가족이 에너자이저 노릇을 하기도 한다.
아무리 싸우고 살아도 가족은 가족이니까,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가 아닐까.
하지만 살아갈 힘과 용기를 이렇게 엉뚱한 곳에서 얻기도 한다.
지치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이렇게 또 충전되는 순간도 있으니 살아지나보다.
사는 것은 끊임없이 방전되고 충전되고의 반복일지도 모르겠다.
나도 누군가의 에너자이저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