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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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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흉내


BY 수련 2005-06-09

간밤의 반달이 그자리에서
딱 멈추어버려 보름달로 변하지 말았으면 싶다.
달을 바라보는걸 좋아하여 밤만 되면
달을 찾아서 잘 쳐다보는데 어제는
차츰 보름달로 변해가는
달이 보기싫었다.나도 지레 겁부터 먹는걸 보면
어쩔수 없는 우리나라의 며느리인가 보다.

어김없이 다가오는 추석이지만
이번에는 조금 씁쓸하다.
더더욱 올추석은 군대간 아들놈이
못오니 내 마음 한 구석이 휑하여
밀어내고만 싶다. 아니 건너뛰어
지나가버렸으면 좋겠다.

그래도 어쩌랴.
그저께 일요일을 시작으로 장보기를 시작하였다.
어시장에서 생선사다 말려 냉동실에 넣어두고
어제 장날에는 마른건어물도 사고,참기름도 짜놓고,
오늘은 송편만들 쌀도 빻아놓고,
깨도 볶아 콩가루와 섞어 속을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고,
내일은 백화점에 들러 선물도 사고.

추석전날까지 계속 조금씩 장을 봐둔다.
건망증이 심하여 메모지에
빼곡히 적어 싱크대에 붙여두고 빠진것 없나
살펴보며 장을 몇번이나 나다니는지 모른다.
명절음식 만들기도 전에 발바닥도,다리도 아프다.

애 둘 달고 오는 동서 바랬다가는
시키는 내마음이 편치못하여
전날 산적도 미리 끼어두고 나물거리, 새우..등
다 다듬어 미리 손질해둔다.

지난 설에는
아직 어린 조카때문에
이웃집에 보행기도 미리 빌려다두려고
갔더니 "아줌마. 동서 오면은 제사지내고
바로 가라하세요"
왜??
"애들 데리고 오면 얼마나 힘들다고,자기집에 어서
가고싶을거예요"
친척들 방문하면 뒤치닥거리는 누가하고??

결국 나는 맘씨좋은 형님마냥 얼굴에 천사표를 달고
인심쓰고는 후딱 동서네 보내고,
혼자서 내내 친척들 맞으며 뒷설겆이 하느라 다리가 아파
며칠씩 몸살이 났었다.
그래도 미안해 하며 애들 다크면 지가 다하겠다는
동서의 애교가 이뻐서 봐줬는데...

이번 추석에도 또 천사가 되볼까나.






2001-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