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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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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야만인


BY 낸시 2021-10-18

남편은 가끔 자기가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나 개 만큼도 대접을 못 받는다고 불평이다.
고양이와 개는 밥만 잘 먹어도 대소변만 잘 가려도 칭찬을 받는데 자기는 그렇지 않다는 거다.

오늘은 밥을 잘 먹어서 이쁘다고 남편을 칭찬해 주었다.
평소 남편이 불평하던 말이 생각나 그 말 끝에 당신도 밥을 잘 먹으면 칭찬 받는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랬더니 자기 서열이 고양이와 개 다음이라고 투덜거리며 기가 막힌다고 한다.

가끔 있는 일이지만  남편 말을 듣고 있으면 한심하단 생각이 절로 든다.
못 들은 척하면 좋은데, 이런 때 나는 잠자코 있지를 못한다.
아차했지만 말은 벌써 입 밖으로 쏟아지고 있었다.
"여보, 당신 말을 듣고 있으면 나는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어.
야생에서의 서열은 힘 센 놈이 우선이지만 문명사회에서는 그 반대잖아.
제일 힘없고 약한 존재가 존중 받아야 할 서열 일위거든.
사고가 발생하면 제일 먼저 누구를 구하는지 알잖아.
어린애나 여자가 먼저야, 강해서가 아니고 약해서지.
그런 이유로 개나 고양이도 한 가족이 되면 약하니까  먼저 챙겨주고 아껴주고 존중하는 것이 당연한 거야.
그것을 이해 못하고 불평하고 기막혀 하는 당신은 문명인이 아니고 야만인 같아 나를 슬프게 해"
이 말에 남편이 웃고 만다.
다른 때 같으면 화를 벌컥 낼 남자가 뭔 일인지 모르겠다.

웃는 남편을 보고 있으니 슬그머니 희망이 솟는다.
이 남자가 드디어 철이 드나보다.
야만인에서 벗어나 문명인이 될 수도 있겠다.
어쩌면 나도 문명인과 살아보는 행운을 누릴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