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말이 없던 수 현이 말을 하기 시작했다.
" ? "
"팀 장님?"
"그래, 말해봐"
"제가, 뭘 잘못했나요?"
"왜 그렇게 생각하지?"
"그래요, 제가 잘못 한 거 알아요, 전에 제가 한 짓..."
"아냐, 그건 내가 잘못한 거야"
"내가 ,그런 거야...... 수 현은 잘못이 없어"
"전 아직도, 팀 장님을 사랑해요"
"그건 사랑이 아니야, 연민이지"
"아무래도 좋아요, 팀 장님이 연민이라 생각하셔도 좋고, 아니래도 상관없어요"
"단지 저는 제가, 제 마음이 원하는 곳에 저를 둘 거예요"
"제가, 누굴 사랑하던 어떻게 사랑하던 팀 장님은 제게 사랑......"
수 현의 눈에선 눈물이 흐르고있었다,
이제 보니 수 현은 야위어있었다.
잠시 끊겼던 수 현의 말이 이어진다.
"절 사랑하지 않는다. 하셔도 전 사랑할 거 에요"
"제가 어디로 가든 어디에 있건 저는 팀 장님을 안고 갈 거예요"
"지금은 제 말이 무슨 뜻인 줄 모르시겠지만, 언젠 간 아실 날 이 있으면, ...... 있겠지요.
그땐...... 그땐......"
말을 잇지 못한다. 그땐 당신도 날 사랑하셨으면 좋겠다는 그 말, 그 말이리라.
눈물을 훔치며 수 현은 나가고 병환 자리에 주저앉았다.
다음날,
수 현의 책상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일주일이 지나도록 병환은 휴지통에 버렸던 수 현의 사직서를 주머니에 담고있다.
오늘이 지나면 사직서를 수리해야한다.
그동안 휴가 처리를 해왔지만 더는 그럴 수 가 없었다.
병환은 일과를 멈추고 창 밖을 내다보았다.
한참을 응시하며 서 있다. 그런 병환을 부원들이 힐끔힐끔 훔쳐보고 있었다
일과가 끝나자 병환은 어디론가 가고있다.
수 현의 집을 찾고있다.
수 현의 아파트는 굳게 문이 잠겨있다.
"아! 그 아가씨요?"
"몇 일전에 부동산에 아파트 내놓고 이사갔어요"
경비가 수 현의 근황을 얘기 해주지만 그도 그녀가 어디로 갔는지는 모른다고 한다.
돌아서는 등뒤로 아까 의 그 경비가 불렀다.
"잠깐 만이요"
" ? "
"혹시? 오 병환 씨? 맞습니까?"
"네 에... 그런데 어떻게?"
"혹시나 했는데 맞네"
조금 크다싶은 봉투 하나를 병환 앞에 내놓으며 경비가 얘기했다.
"이거, 그 아가씨가 언젠가 찾아오는 사람이 오 병환이라고 있으면 주라고 한 거요"
"그 아가씨 가끔 경비실에 과일도 사다주고 그랬었는데..."
병환은 집에 돌아와 서재의 책상 앞에 앉아 아까 받아온 수 현이 주고 갔다는
봉투를 뜬지 않고 바라만 보고있다.
세 개의 맥주 캔을 다 비우고 나서야 봉투를 열었다.
편지 봉투 하나와 작게 포장된 물건이 하나 들어 있었다.
먼저 편지를 열어보았다.
병환......사랑하는 팀 장님.
제가 세상에 태어나서, 저도 사랑이 무엇인지 미쳐 모르다가
어느새 내 가슴에 이것이 사랑이라 느껴지는 그런 사랑을 하게 됐는데.
그분이... 당신입니다.
많은 날을 당신을 훔쳐보며 당신을 멀리서 보는 것이 저의 일과가 되 버리고 그런 날이
많아질수록 전 더 힘이 들어지고...
당신은 저에게 아무런 느낌도 없으시니 ......
당신을 차지할 수는 없다해도 한번만, 꼭 한번만 당신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면 하는
저의 바램은 저에게 용기를 주었고 당신을 비록 번 민으로 몰아지만 저는
후회하지 않고 떠날 수 있습니다.
저의 사랑이 당신에겐 연민처럼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저에겐 사랑이랍니다.
평생을 이 한번의 사랑으로 제 가슴에 안고 살고싶습니다.
당신 곁에서 늘 함께 살고 싶었지만 그리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차리리 저 혼자의
사랑을 키울 생각입니다.
당신에게 꼭 한번 듣고싶은 말이 있었지만 저는 저에게 해달라는 부탁도 하지 못합니다.
매일 당신이 저를 바라보는 눈빛이 연민 같아서 견딜 수 없고 제 스스로의 사랑이 너무
커져서 당신을 떠납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 행복하답니다.
제게 아직 한번의 당신 숨결이 남아있고 제 몸엔 당신의 흔적이 남아있으니까요.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안녕히, 저의 .....사랑.
아마 울면서 쓴 듯 편지엔 눈물 자국이 남아있고 수 현의 마음이 싸하게
병환의 가슴을 적셔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