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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얻은 지혜


BY 우체국 2004-03-16

  

병원에서 얻은 지혜

 

"엄마 놀라지 말고 들어 진짜 놀라지마 엄마 나 교통사고로 병원이야"


병원 앞에만 가도 울던 녀석이 자라서 집으로 오는 길에 택시를 타고 오다가 교통사고가 났단다.


T. V 에서나 보는 교통사고 이웃사람들에게 들은 정도 였는데 내 아이가 교통사고라는 말이 실감나지 않아 묻고 또 물었다.


세상일이란 알 수 없다 하더니 내가 잘못하지 않아도 이런 일이 생기는 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병원으로 갔다. 아이는 허리를 다쳐 물리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입원실은 2인 실이었다.


옆 환자는 세살 먹은 아이였고 엄마 아빠가 함께 병원에서 지내는데 아이의 병은 사시(안과)라서 간단한 수술을 한다고 했다.


몸집이 큰 내 아이도 꼬마와 함께 있으니 귀여운지 자기 몸 아픈 것 보다 그 아이를 즐겁게 해주느라 지루함도 있고 지냈다.


그런데 이틀 후 그 아이는 퇴원을 하고 옆 침대에 누워 뇌 수술을 한 환자가 들어왔다.
아침에 병원으로 갔더니 아이는 울 쌍을 하고 누워 있었다.


이유인즉  지난밤 내내 수술환자를 돌보느라 의사와 간호사가 야단이 났던 모양이었다.


그런데 보호자는 살림이 어찌나 많은지 한 살림 차린 집처럼 솥이며 냄비 시장가방 등 병실이 갑자기 살림집처럼 되어 버리니 아이는 그저 짜증이 나고 싫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옆에 온 환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옮길 수도 없어 아이에게 타일렀다

"아프면 다 그렇다 우리도 저렇게 많이 아프면 저럴 수 있으니 이해해라" 라며 아픈 사람이 빨리 회복되도록 참고 마음을 편히하라고 당부했다.


다음날 반찬을 몇 가지 준비하고 아이가 먹고 싶다는 회를 준비해서 병원으로 갔다. 아이는 누워 있다가 내가 들어가자 일어나 앉아서 어제 밤 이야기를 또 하기 시작했다.


옆에 아저씨는 밤새 혈압이 너무 떨어져 간호원들이 긴장을 하고  들랑거렸고 아줌마와 아저씨가 싸웠다는 이야기 아저씨가 머리가 너무 아파서 신경질을 많이 냈다는 이야기를 하며 아저씨는 참 좋은데 아프면 짜증을 많이 낸다는 것이다.

내가 듣기에 아이는 벌써 그 아저씨를 염려하고 있었다. 혈압은 화를 내면 쑥쑥 올라가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나는
다른 사람을 걱정하며 밝아지는 아이의 표정에서 대견스어움을 느꼈다.

 

그러고 보니 작년에 어머님께서 동맥경화로 병원에 입원 했을때가 생각난다.그때도 2인실인데 옆에 할머니는 보호자가 낮에 오고 저녁에는 할머니 혼자 주무셨다. 자식들이 많아도 모두 바빠서 간호를 계속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때 나는 어머님의 병간호가 제일 중요한 일이었으므로 함께 병원에서 지냈는데 옆의 보호자가 없으니 잔심부름을 해주게 되었다. 그때 서로 도와 주면서 배우고 보람을 느끼는 것은 내가 더 많았는데 어머님이나 옆자리 할머니는 미안하다며  내내 나를 걱정해 주셨다.


   처음 아이가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 할 때는 속상하기도 하고 마음이 아파 빨리 치료하고 나가야 한다는 생각만 했는데 아프다는 것은 또 한번

성숙한 어른으로  만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느 때나 어느 곳에서나 지혜가 조금씩 늘어간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