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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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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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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나기


BY 우체국 2004-01-12

         

        

          

 

 

  

날이 추워지기 시작했다

 

보일러 기름 얼마나 있나 봐야지 하면서도

군에 간 아들이 눈에 밟혀 보일러 온도를 높일 수가 없다.

그런가 하면 이렇게 추운 겨울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 중 으뜸 걱정은 김장 ,

생각만 해도 속이 꽉찬 배추가 현관에 쌓이고 서걱거리는 소금이 바가지에 담기고 젓국에 후려놓은 신랑 눈총만큼 매운 고추 가루 넣고 남해 육쪽마늘 캇트기로 갈아 넣고 국산 생강이라 하는 할매 말 믿고산 생강 다져넣고 빛갈 고운 붉은 갓 한단 넣고 내 눈도 붉어 진다 무우 채썰기하다 손이라도 선금 베이면 어쩌지 명지 대파 몇 뿌리넣고 돌 미나리 듬성 잘라 넣고 나머지 뿌리는 이 빠진 투가리에 싹 티울 참이다 .

고무장갑도 준비하고 김치냉장고 비워두고 온 집안이 배추와 양념이 살 비비는 일

따르릉......따르릉........

여보세요?

'에미냐,김장 했으니 가져가거라'.

'아니 이리 추운데 왜 혼자 하셨어요 제가 하러 갈 건데요.

얼마나 한다고 손에 묻힌 김에 했다

'주말에 오너라' .하신다.

고맙습니다, 어머님 주말에 갈께요.

전화를 끊고 나니 겨울과 함께 거실로 찾아 왔던 김장하던 날이 펼쳐지며 시어머님의 분주했을  모습에 한 없이 작아지는 것은 어쩔수 없는 자식인가보다, 주말이면 자동차로 올 김장독을 생각하니 보일러 온도를 높이지 않아도 보낼 수 있겠다. 이 겨울 우리 아들내무반도 제법 따뜻해 졌으면,

 

어머님께서 좋아하시는 생선  아이스박스에 착착누이고 따뜻한 겨울나기 하러 자동차로 떠나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