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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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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암**


BY 서향 2003-11-02

 

 

어느날 퇴근을 했는데, 아들의 방을 청소하려고 들어갔다.

3학년 때, 태권도 승급심사에서 받은 트로피가 들어있는 유리상자 겉면에

(오세암 감동, 오세암 슬픔, 오세암 재밌다, 오세암 다시 보고싶다)를

사면의 유리에 매직펜으로 굵게 적어 두었다.

그리고,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닉네임을 세이랜스라 칭하더니, 영화를 보고

감동을 받은 후에는 ♣오세암♣으로 바꾸어 열심히 게임중인 아들의 캘릭터를

보면서 전날, 오세암 비디오를 보더니, 깊은 감동을 받았나보다...

기특하고 귀여워서 웃음이 났다.

학원에서 돌아온 아들에게 "오세암이 그렇게 재밌니?"라고 물었더니, 아들 왈

"왜 오세암이 흥행하지 못 했는지 모르겠어." "엄마! 오세암 짱이야."란다.

영화를 보고 아들이 감동을 받았다니...아직 오세암을 못 본 엄마는 그 영화가

너무 보고 싶어졌다.

영화광인 아들은 개봉영화 중에서 15세 관람 영화는 거의가 다 보는 편이지만,

요즘은 엄마가 직장을 다니다 보니, 못 보고 지나간 영화는 비디오를 빌려서 본다.

영화를 선별해서 보는 안목이 있고, 영화를 보고 난 후 느끼는 감동을 말로 옮길 때는,

다른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수준이 높은 것 같다.

아빠와 엄마는 아들이 선별해 주는 영화를 열심히 데리고 다니면서 보여주고,

그 덕에 아빠, 엄마도 같이 좋은 영화를 보게 된다.

사는 게 바빠 영화 한편 볼 시간이 안 만들어지는데, 아들 때문에 가끔씩 영화관을

찾게 되는 것도 자식 키우는 재미인가?

이번 주에는 한가한 시간에 꼭 오세암을 보고, 다시 아들과 마주앉아 오세암의

감동을 얘기할까보다.




**서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