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늘 그 곳에 있는데
늘 파도가 자리를 옮긴다
여기서 한번 부딪혀 부서지고
저기서 한번 부딪혀 부서지고
파도가 아무리 거세게 부딪치고 부서져도
바다는 파도를 품으로 안아서 포말만을 남긴다
바다는 늘 그 곳에 있는데
늘 파도가 바다를 떠난다
넓은 바다를 향해 떠나고 싶어하는 것이
파도의 습성일지도 모른다
파도는 떠날 때 바다를 흔들고 간다
바다의 잔잔함을 흔들어 놓고 떠나가 버린다
파도가 떠나도 바다는 말없이 보내고
파도가 돌아와도 바다는 말없이 받는다
바다의 넓음에 파도는 안긴다
**서향**
만리포 바닷가를 다녀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