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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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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릿발


BY 산난초 2004-11-19

남편의 건강이 안좋아져서 집에서 다니던 병원으로 가기위해 차를탔다. 차창너머로 초겨울의  들녁엔, 마른 풀들위로 눈처럼 하얗게 내린 서리가 겨울을 재촉하며 싸늘한 추위를 몰고왔다.

 

몰고오는건 추위뿐만이 아니였다.

아직 푸르던 잎새들도 그 된서리에 맥없이 폭삭 주저 앉히며 숨죽여 꺽이는 모습이 안쓰럽기 그지없다.

 

인생의 덧없음을 일깨우듯 젊은날의 푸르름이 언제였는지 빛바랜 모습에서 노년의 쓸쓸한 모습을 떠올리게 하였다.

 

 

우리네 인생도 된서리가 오기전에 꽃을 피워 열매를 거두어야할 것일텐데 철들지 못하고 늦도록 푸른듯이 고개들고 빳빳이 서 있는 꼴불견같은 모습이 나의 내면에서 질책으로 나를 비웃고 있었다.

 

젊어보이는게 좋은줄 알고 외모에만 신경쓴 어리석음, 아직도 무얼 배우겠다고 용쓰듯이 주책부리는 허망한 날갯짓, 남편은 병들어 정신을 놓으려 하는데 내 마음은 이 나이에 꽃피워 보겠다고 안달이니 ....

아서라 말어라, 다 때가 있는것인데, 늘푸른 소나무도 아닌것이 , 푸른듯 보이려다 망신당할라,

 

차창밖의 찬서리가  어리석은 내 영혼을 되차게 깨운다.

숨죽여 자중 하라고 호되게 꾸짖는것같다.

 

언제 꽃피울 기회가 나 에게 있었던가 !!  사노라고 내 인생 된서리 맞을때  다다른것도 모르고 향기나는 꽃한번 피우겠다고  몸부림이던가!!

 

젊은이여 기회는 잡는것 ! 진정 하고 싶은것 푸른날에 꿈을 키우소서!!

 

살아있으매 기회인줄 알았던 만용이, 된서리의 재촉에 퍼뜩 정신이 드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