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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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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걷이


BY 산난초 2004-10-27

아파트 주차장위로 하루가 다르게 낙엽의 숫자는 불어나며 쌓여가는데

가을의 가뭄은 배춧닢을 벌겋게 태우며

 빛나도록 눈부신 아름다운 계절로 곱게 익어만 간다.

 

주변나무들 중에는 상수리나무가 30여 그루 있어서 올해에 도토리를

한 말이나 주워서 어제 방아간에서 갈아다 걸러서 앙금을 앉히고

고추며 검정콩과 밤콩도 다 손질해서 우리가족 먹기엔 넉넉히 장만하였다.

 

고추닢도 삶아말리고, 애기초추도 쪄말리고 , 올해는 분주히 바빠서  겨울엔

풍성히 보낼것 같아기분이 좋다.

 

고구마도 10여 박스캐서 사둔네며 아들네 보내고  

농사는 별로 돈은 안되지만 틈틈이 시간내어 우리가족 먹거리를 만들어서

웰빙의 재미를 톡톡히보며 뿌듯한 가을을 맞았다.

 

늙은 호박은 꼭지를 파서 도라지,더덕말린것, 은행, 대추, 토종꿀, 배등을넣고

감기에 잘 걸리는 손주와 딸에게 달여먹이느라 요즘 바쁘다.

 

요즘은 돈 주고사도 혹여 속지나 않나 하고 전전긍긍 하던일이 올해는 내 손으로

장만하여 더욱 흐믓하기만하다.

 

울 손녀의 공부에 신경을 미쳐못써서 조금은 미안하다 . 어제밤에 고단하여 일찍누웠더니 혼자서 책가방 챙기고, 내일입을 옷도 꺼내놓고 공부도 알아서 혼자하고 에미가 하라하면 혼자서 잠오는것도 잘 참고 견뎌내는것 보면 너무도 신퉁하다.

가끔은 나보다 더 참을성이 있어서 내가 부끄러워 혼자 물끄러미 바라보며 속으로 자신을 나무란다.

 

이 가을이 지나면 더욱 손주들을 챙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