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좀 모자랐는지 출출하여 슈퍼엘 나갔습니다. 밖에 날씨는 전형적인 가을날씨, 선선하다못해 춥게 느껴질 정도로 싸늘한 날씨였습니다. 밤 하늘엔 보름이 가까운지 제법 둥그스럼한달빛이 청푸르게 검은 하늘에박혀서 유난히 달빛을 발하고 있었습니다.
이알싸한 밤에 잠못이루고 밤하늘을 보는 내 자신이 서글픈 외로움을 느끼나봅니다. 낮에는 산들바람이 불어 살갖에 스치는 느낌좋은 스침에 익어가는 가을날을 찬미하고 싶었습니다.
길가엔 망초꽃이 하얗게 피어있고, 무궁화도 이제 만개가 지나 서서히 낙화하고 있었고, 갖가지 잡초들도 제 임무를 수행하느라 여물어 갔습니다. 절기에따라 비오고 바람불어도 묵묵히 아무불평없이 제 본분들을 지켜가고 있는모습에 숙연한 경이로움을 느낌니다.
달맞이꽃이 노오란 여린잎을 한들거리고 있고 부들또한 아직은 파란 꽃대를 키워내고 있었고
어느것 하나 순리를 저벼린 것은 없이 조용히 자연의 풍상을 견뎌내며 삶의 이야기를 익히고 있었습니다.
나는 무엇을 영글며 살아왔나 , 생각하니 초라하다못해, 들풀들이 나를 비웃는것같은 우울함이 나를 슬프게했습니다.
제 분수대로만 살면 될것을 , 욕심을 부려 모든걸 빼앗긴것은 아닌지 자문해보며 자신을 반성해봅니다.
여지껏 무엇을 갈구하며 살았단 말입니까? 목적도 희망도 용기도 없이 무성한 잡초처럼 엉키어진 삶속을 헤집어보니 한가지도 내 놓을 알곡은 없고 다 날아가버릴 빈 껍데기만 키우고 있었는가봅니다.
이노릇을 어찌합니까! 우리의 여정이 얼마나 남았다구요! 너무늦어 피워내지 못한 꽃들은 찬바람 모진풍상에 시들어버릴텐데, 요즘은 환갑은 청춘이라 하지만 그 나이에 무엇을 피워낸단 말입니까?
얼마안 있으면 나도 그 고개가 다다르는데 참으로 허망한 인생의 어리석음에 가슴을 통한으로 치며 안타까움을 떨치치 못하는 것입니다.
한 인생이 , 아무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 인생이, 아무도 생각지도 않는 내 인생이 너무 하늘의 명제를 져버리고 아니 깨닫지 못하고 여태도록 살아왔던 것입니다. 많이 기대하지도 않았을 터인데
주어진 날들을 스스로 가꾸며 이웃에게 필요한 존재로만 살았어도 후회는 없었을 것인데, 한점 스러져도 아무도 알 수 없는 외로운 존재가되어 이밤 까만 하늘에 하소를 합니다. 어찌하오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