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면
가슴 한 켠에 묻어두었던 사연들이 창가로 모여든다.
처음엔 작고 작은 점에 불과 하던 사연들이...하나 둘...
점에서 선으로...
선에서 채워지는 면으로 굵게 굵게 변해간다.
바라보는 내 시선에 매어달린 사연은
차마 사연으로 뭉치지도 못한 채 내 가슴에서 삭정이로 떨어진다.
창가의 사연들이 차체의 움직임과 바람의 힘에 의해 밀려간다..
그리고 또 밀려오고..밀려간다.
창가에 파도가 일렁인다.
파도 위의 사연들은 갈매기처럼 춤을 추고 있다.
차창에 떨어지는 것이 빗물이라 누가 말했는가..
사연들이 고개를 떨구며 창가의 구석진 곳에 말 없이 서..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