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물로 보이는가
잠시 그대의 시선을 바꾸어보라.
비가 오로지 물로만 보인다면
그대는 빗줄기의 향연에 빠지는 경험자들에서 소외된 사람이리라.
가로등 아래,혹은 거리의 작은 조명 아래에서 위를 바라보라.
불빛 아래로
그 잘게 부서져내리는 빗줄기.
그건 눈꽃이라.
사시사철 어느 한적한 골목길이면,비오는 날이면 볼 수 있는 광경이며,
향방없이 흩날리는 꽃의 축제이고 향연이라.
내겐 이제까지
H2O(물) 분자의 그 어느 종족쯤으로 알고 있었지만,
비 오는 순간만큼은 수분의 종족에서 따로 떼어 우아한 이름을 붙여주리라.
비록
진한 향기는 품고 있지 않지만,
손님의 손에 들린 화려한 꽃은 아니지만,
어느 한 순간, 꽃으로 사는 또 다른 묻혀 사라질모습을 우리모두 기억해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