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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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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벼락처럼, 아름다운


BY 아미라 2007-11-26

소설 '벼락처럼, 아름다운'

원작   아미라  리  (필명)

이멜   20inshallah@naver.com

 

 

벼락처럼, 아름다운

 

      부랴부랴 잰걸음으로 현석은 거의 달리다시피 가고 있었다. 주차장에서부터 레스토랑까지 길이 붐볐다. ‘사실이 아니겠지, 아닐거야, 한번만 있다면, 얼굴을 보여줄수만 있다면.. ‘ 마음이 다급했다. 최소한 일주일 전부터 예약을 해야 테이블을 차지할 있다는 강남의 유명 레스토랑이다. 입구에 오미란과 이승준의 약혼식장 알리는 안내문이 깔끔하게 서있었다. 가슴이 떨어지는 느낌이라면 이런 것일까. 평소의 그답지 않게 마음이 가라앉지 않는다. 차분한 표정도 지어지지 않는다. 약혼식이 예정된 이층까지의 계단이 너무나 멀고 높고 힘겨웠다.

 

   친구들에게 둘러싸인 오미란의 모습이 마악 식장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식장입구에서 들키지 않도록 현석은 하객들 틈에 고의로 묻혔다. 아름드리 병풍을 벽을 배경으로 오사장과 그의 가족들, 그리고 정실장의 모습이 보였다. 밀랍인형처럼 감정없어 보이는, 정장차림의 승준도 눈에 들어왔다. 변함없이 깔끔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현석은 입술이 타들어갔다. 사람들을 밀치고, 자신도 모르게 한걸음 앞으로 나섰다. 오미란도 오사장도 정실장도 그리고 승준도 잔잔한 무드를 깨뜨리는 한켠의 소란함을 돌아보았다.

 

   승준의 눈이, 드디어, 그에게 닿는다. 아주 오래 전부터 기다려온 사람처럼, 이미 오래 전에 놓아버린 안타까움이던 것처럼, 언젠가는 벼락처럼 달려와주리라 기대한 연인처럼, 현석을 바라보는 승준의 입가에 미소가 감돌았다. 천천히 반지함을 꺼내어 테이블 위에 내려놓은, 승준은 안타까움으로 떨리고 있는 오미란의 시선을 정면으로 받으며 말했다.

 

-          약혼, 저는 없습니다.

 

 

< 다음회에 계속>

 

* 본 작품은 국제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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