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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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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 가브리엘(8)


BY 아미라 200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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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마니는 석달에 한 번씩 인간적인 불평등을 겪어야 하는 자신의 처지가 너무나도 싫었다. 이 나라에서는 석달마다 비자를 찍고 있는 데 유러피안이나 아시안들에게는 넉넉한 인심을 보이던 관리들도 키마니처럼 같은 피부색의 아프리칸에게는 까탈을 부린다. 뒷돈을 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하인의 월급이 얼마라고 그들에게까지 쪼개어줄 돈이 그에게 있을 턱이 없다.

키마니는 불법취업자다. 그들도 그 사실을 눈치챈 모양이었다. 길을 가다가도 공연히 경찰이 심문을 한다. 여기서는 무작정 서에 같이 가자고 하지 결코 길에서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 같은 흑인이라도 저들이 보기에는 그 생김생김의 다름이 느껴지는 모양이다. 그 취조받은 자의 주인이나 본인이 요구한 돈을 내지 않으면 하루고 일주일이고 유치장에 가둬놓는다. 그러면 어떤 주인들은 그달치 월급에서 제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그냥 제 주머니를 털기도 한다. 키마니도 벌써 그런 경험이 대여섯 번은 있다.

  제 나라가 살기 어려워 이곳까지 흘러들어온 키마니는 그래도 스스로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어린시절부터 남의 집살이를 해온 경험이 경력으로 인정된 것이다. 그의 새주인들은 꼬레안들인데 그들의 이웃들처럼 하인에게 세탁과 청소만 시키는 것이 아니라 음식까지도 완전히 다 해내주기를 바란다. 게다가 월급도 이웃집 운전기사인 이삭만큼 후하게 준다. 이 나라에서는 운전기사월급이 제일 좋은 편이고 그 다음으로는 하인이다. 때문에 키마니도 언젠가는 운전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