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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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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 가브리엘(6)


BY 아미라 2003-12-21

   이삭의 주인은 서아시안중에서도 인도인이다. 더군다나 깐깐하기로 소문난 은행업에 종사하고 있는 데에다가  이 지역에서는 상류층에 속하는 상당한 가문출신이다. 이삭은 부자일수록 인색하며 서아시안일수록 특히 현지인들에게 냉정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의 주인은 힌두교도이지만, '억수로 똑똑한' 이삭은 자신의 종교적 견해에 대하여 주인에게 함구할줄도 알았다. 주인의 출퇴근길과 주인의 아이들의 등하교길 그리고 주인의 아내의 저녁시장길을 책임지는 것이 그의 주된 임무였다.   그들을 위해 일하는 동안에 이삭은 같은 콤파운드 안에 나란히 지어진 이웃집의 하인과도 알게 되었다. 그집 하인의 이름은 너무 길고 발음하기 어려웠지만 -그는 인근의 다른 아프리칸이었다- 대충 이름 길이가 일 미터는 되는 것같았는 데 다들 그를 '키마니'라고 불렀다.

   이삭은 아직 이웃집의 주인들을 본적이 없다. 키마니의 얘기로는 꼬레안들이라고 했다.

 

 '뭐 또 고만고만한 까탈스런 아시안들이겠지요 하나님.'

 

  그는 어느 새 신에게 자신의 생각이나 주변잡기들을 꼬박꼬박 일러바치는 버릇이 들어있었다. 워낙 신경질적인 그의 주인에게서 받는 심리적인 불편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뚱뚱한 백인 목사님도 그의 갑갑함만은 어떻게 해주지 못할 것 같아서 예배를 보는 일이 아니면 여간해서는 교회근처를 지나다니지 않고 있다.  어쩌다 교회근처로 주인의 심부름이라도 하게 되는 날에는 우회도로를 이용해 볼일을 보곤 한다. 덩치만큼이나 달덩이같이 동그랗고 커다란 백인 목사님의 눈동자는 그의 심장을 꿰뚫을 것처럼 투명한 푸른색이다. 자신으로 하여금 지은 죄도 없이 공연히 움츠리게 만드는 색깔이 바로 하늘같은 푸른 색이란 사실도 그를 통하여 비로소 처음으로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