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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꼭꼭 눌러 덮고 지난밤은 참 달콤하게 잤다.
쏟아지는 빗소리...잠결인데도 후련하고,
꿈이듯 어머 시원해라!...잠꼬대도 하면서...
이제 7월인데,
이 7월엔 무슨 꽃이 피나?
시인이 ‘7월 치자꽃’을 노래한 것을 보니
아마 그런가보다.
창문 활짝 열고 킁킁 거려 보는데 향은 오는 데 없다.
아파트 숲에 거주하면서 무슨 가지가지 꽃 타령이람.
그래도 혹시나?
전에 맡아 기억해 둔 하얀 치자향이 문득 그립다.
갈수록 꽃이 좋다. 나무가 좋고, 하늘이 좋고,
바람이 좋고, 흙이 좋고, 빗소리 새소리가 좋다
.........
여유일까?
아니지 그보다는 아마 본능인 게다.
머잖아 돌아 갈 자의 돌아 갈 자리에 대한
동경인 모양이다.
올해도 반을 살아 냈다.
동백, 매화, 목련, 진달래, 산수유, 모란, 능금....
여섯 달 동안 수없는 꽃이 피고 지고,
그 걸 보았는데
그럼 나는 지금 무슨 꽃이 되어 있나....
글쎄~~~
내가 싫어하는 말들 중에 이런 것이 있다.
바쁘다. 힘들다. 돌아본다. 미안하다. 원한다....
그럼에도 어느 말보다 쉽게 쓰고 산다.
하지만
여유로운 삶, 베푸는 삶, 바로 지금을 사는 삶,
고마운 삶, 이뤄가는 삶....
한 맘 바로 내고, 한 생각 바꾸면
이렇게 살 수 있는 건데 말이지.
정해년도 인생도 이제 턴이라....
어쩌면 나는 아직도 소쩍새만 울게 하는
못 다 핀 꽃일지도 모르겠다.
한 차례 쏟아진 비에
7월은 이렇게 시원하게 시작한다.
종일 선들대는 바람이 정말 좋다.
삼복이 온다 해도
지금 같아서는 거뜬히 이겨 낼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은 이래서 살만한 거지.
조용히 순응하며 살 뿐이다.
가는 대로, 오는 대로
피는 대로, 지는 대로
그냥 다 좋아 하기로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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