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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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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속으로...


BY 土心 2006-11-28



비가 왔어요.

세상이 자꾸만 달라집니다.

그 모습이 퀭해진 만큼, 색이 빛바랜 만큼

나는 그만큼 가슴이 덩달아 또한 그러합니다.


시간이 자꾸 갑니다.

어느새 이 해도 이렇게 이만큼 흘러갔습니다.

병술년이라고 헤아릴 날이 이제 30날 남짓입니다.

공연히 마음이 먼저 조바심을 냅니다.


잘 살았나, 못 살았나... 헤아리니

순간 멍~~하여 손익 계산이 나오질 않습니다.

그렇게 기뻤던 일도, 그렇게 슬펐던 일도

지나고 보니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봄에 새순 나더니 여름에 꽃이 피었습니다.

꽃은 열매가 되더니 그 열매 이젠 흔적 없습니다.

꽃도 없고, 잎도 없고, 열매도 없고.....

있었는데 그냥 다 없어져갑니다.


나는?

근데도

땅 위에 쌓여가는 낙엽으로 시선이 오래 머뭅니다.

결국 미련입니다.


내내 서성댑니다.

앉지도 서지도 못한 채.....

이것은 보낼 줄 아니, 떠날 줄 모르는

결국 집착입니다.


그럼에도

하얗게 벗어 가는 세상이 동경스럽습니다.

당당한 솔직함이 부럽습니다.

늘 고지식한 자연이

방편 지향주의의 나 인간을 참 부끄럽게 합니다.

껴입고 물들였던 허물을 고하며 세상이 나목 되어 가는

이 모습이 결국 내게 메시지가 됩니다.


비는 그쳤으나 아직 구름 비끼지 않아

세상은 그대로 어둡습니다.

바람 없는 나뭇가지에서 공연히 잎새 하나 떨어집니다.

그야말로 세상은 겨울 깊숙이 발을 들여 놓고 있습니다.

허니 나도 따라 이렇게 겨울로 갑니다.

겨울 속으로 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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