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맹견사육허가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390

시월, 보내야지.


BY 土心 2006-11-01

잎 넓은 나무에 햇살 내려앉아
금빛이 되고,
가녀린 갈대가 바람 안는 모습이
간드러진다.
파란 하늘과 옅은 구름 편먹더니
해가 술래인 것 같고,
개망초 시든 꽃에 나비 한 마리 들었는데
일어 날 줄 모른다.

돌다리 건너며 발아래 흐르는 물소리에
귀가 시원하고,
뒷덜미 건드리는 청량한 바람에
촉각이 상기 되고,
푸른빛 짙게 헝크러진 잡초 더미와
사이사이 앙증맞은 원색 선명한 꽃들에 신기하여
눈길은 머문다.

시월 끝 날.
왠지 옷깃 여며도 가슴 시리게 추워야
어울릴 것 같은 날.
그런 오늘 강가를 걸으면서
나는 춥지 않았고
晩秋라기보다는 初秋의 느낌으로
이번 내 시월 마침표 찍는다.
 
입을 열면 시가 되고,
맘을 열면 노래가 되고...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아니 그래야 했는데...
결국 바글 바글 맴맴만 하다가
삼키지도 토하지 못한 내 시월은 이렇게 간다.

보내는 것이 인생이면서
보내는 것은 늘 서툴고,
보내려면 매번 서운하기만 한데.
그래도 보내야지....
가는 시월 뒤꼭지 잠시 잡고 "안녕~~~"이라 할 뿐이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