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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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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바람


BY 土心 2006-07-15

*원만하게 살자니....*

사노라니 부딪치고 갈등할 일이 참 많지마는
그 중 힘든 일이 사람과 사람이 부딪치는 일이더라.
관계를 막론하고 원만하게 화합하며 산다는 것이
어디 맘처럼 말처럼 쉬워야 말이지.

내 맘, 네 맘이 계합이 안 될 때면 참으로 안타깝고,
내 맘 그대로 진솔하게 네게 전해지지 못할 때면 더없이 속상하고,
내 맘 네게 오히려 곡해당하고, 오해 받을 때면 한없이 슬프고,
내 맘 네게서 외면당하고, 거절당하면 겉잡을 수 없이 화가 나고,
...........
허나 뒤집어 생각하면 너도 나 땜에 그러하지 않겠나.
상대 입장에선 내가 바로 너인 걸.
“너와 나, 나와 너”
구분, 그게 그러고 보면 참으로 인간사 벽이요,
원흉인 게다.
   
“나를 버리라”
그렇지.
원만하게 살으려면 그게 해답이지.
그러나 죽어도 안 되는 일이 바로 내겐 그 일이며,
악착같이 싫은 게 또한 그 버리는 일인데
나라는 집착이 하물며 죽음 앞에선들 포기가 되는 일일까.
사람 아집이란 게 어디 그렇게 쉽게 고쳐 지던가 말이지.
허나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일이 바로 나를 버리는 그 일이라면
애써 연구하여 해 낼 방도는 찾아 봐야지.

어쨌든 어우르고 더불어야만 살 수 있는
사람 사는 세상.
상충하고 부딪칠 뿔이 있다면 쳐내고 다듬고,
비고 부족한 바가 있다면 채우도록 노력은 해 보고,
결국 그 원만한 자리가 만들어 지고 보면
나와 네가 둘이 아니니
적어도 다투며 분쟁할 일은 없지 않겠나.

내 입장 네 입장 늘 바꿔 생각하고,
나라고도 말고, 너라고도 말고,
한 발 들여 양보하고,
목소리는 낮추고,
없는 길 따로 만들어 독불 행적 하지 말고,
원칙은 세워도 고집은 부리지 말고,
내게는 인색하고, 남에게는 후하고,
내 잘못 절대 용서 말고, 남의 잘못은 덮어 주고,
받는 것은 두려워하고, 주는 것은 기뻐하고,
주었걸랑 생색 말고, 받았걸랑 보답 잊지 말고,
앞서는데 주저하고, 뒤서는데 선 뜻 하고,
들 자리 날 자리 제대로 분간하고,
남의 일 사사건건 분별 간섭 하지 말고, 
칭찬은 아낌없이 하고 흉은 삼키고,
남은 모두가 스승이요, 나는 늘 배우는 자라.
하심과 겸손이 이로서 몸에 배이면
그리만 될 수 있다면 만사 해결이요,
화합 아니겠나.

갖가지 이름으로 맺어진 지중한 나의 인연들
아니, 순간 스치고 말 우연같은 인연이라도
가벼이 보아 함부로 대해도 좋을 자 절대 없지.
그럼에도 때때로 얼굴 붉히며 언성 높이고
마음 문 닫아 걸고는 
오히려 속으로 상처 되어 고통 받고,
아물자면 힘들고
결국은 흉터가 되는데도
분간 없는 어리석은 화는 순간에 저지르고
입에 발린 반성은 결국 이렇게 공염불 되어 끝이 없다.

적어도 살면서 두루에게 이익은 되지 못할망정 
아픔과 해는 끼치지 말아야 할 텐데....

자, 오늘은 마음 문 활짝 열어 먼지 한 번 털어 보자.
젖은 바람일망정 창문 여니 그래도 시원하구나.

 

7. 14. 토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