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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찾아 가는 산사 길


BY 土心 2006-07-15

찾아가는 산사길 오르막 흐드러진 봄 꽃에 그만 맘은 연분홍되어

그 맘 꽃 가지에 걸어 두고 몸만 갑니다.

쪼잘대는 새소리에도 금새 맘은 깃털에 실려 창공을 날고

그래서 속 빠진 빈 몸만 달랑 달랑 전각을 오릅니다.
한 점 구름이 시야에 담기면 맘은 덩달아 운수 납자 되고,

한 줄기 스치고 지나는 바람에도 맘이 먼저 따라 나서는데 

몸은 어쩌지 못해 법당 안으로 듭니다.
초록을 보면 나도 초록이 되고, 빨강을 보면 나도 빨강이 되고,

노랑을 보면 나도 어느새 노랑이 되어

세상 빛에 넋 놓고 맘 자리 단청만 합니다.
애써 가부좌 틀고 좌복에 앉았으나

들이 쉬는 숨은 배꼽 밑으로 못 내려 가고,

내 쉬는 숨이 코 밑을 못 벗어 납니다.
오감이 밖으로만 향할 뿐 맘이 안으로 지어지질 않습니다.

댕그렁 ~~~또르르~~~

풍경과 목탁 소리 따라 가 보나 

물 오른 초목에 가 걸리고

스님의 고성 염불 그 자리도 들여다 보니

목련 꽃 하얀 속살입니다.

그러니 오체투지하며 흐르는 땀 꽃비요,

염불 삼매 또한 춘몽 입니다.

 

돌아 오는 길 흩어진 맘 줍느라 애 먹었습니다

허면 나이를 어디로 먹었기에 세월은 몸에만 쌓이고

맘은 비껴 덜 익은 사춘기 그대로인가

스스로 묻기도 하면서 실없이 웃기도 했습니다.

허나 그래서 나는 나를 사랑 할 수 있습니다
밖으로 나갈 마음 따로 있고

안으로 들일 맘 따로 있지 않습니다

억지로 붙들어 맬 맘과 내 좇을 맘이 결코 둘이 아닙니다

일면 이는 대로 내려 앉으면 내려 앉는대로

그대로가 진심인 것을

난 의심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해서 내 나이 실로 50입니다

 

2006년  4월에 토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