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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BY 土心 2003-11-03
촛불
내 안의 모든 것을 다 태우고
내 가진 것 모두를 다 태우고
천가지 만가지 갈래 갈래
生死苦樂을 응축시켜 다 태우고 나면
그리하면
세상의 빛이 될 수 있겠는지요
형형 색색 고운 빛이 되어
밝음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겠는지요
처절하게
몸부림만 치다
녹아 내릴 無名 이라면
너무도 가여워서 어찌 하오리까
그리하더라도
기필코 다 태우오리다
한 티끌 남김없이
한 점 흔적도 없게
태우고 또 태우오리다
태우면서 떨려도
소리 없는 눈물로 참아 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