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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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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인사 드립니다


BY 土心 2003-10-19

신고 합니다.

제가 입주 신청 해 놓고도 내 방 마련 된 걸 몰랐답니다.

친절하신 햇살님(약칭으로 부를께요)의 안내로 이렇게 이삿짐을 옮겼습니다.

근데 컴도 놀랬나봐요.

옮기자 마자 컴이 경끼를 하더니 그만 고장이 나지 뭡니까?

그래 신고식도 못하고 인사도 못드렸어요.

낼 수리 기사가 오기로 한 날인데 왠일로 이렇게 켜지나 모르겠네요.

얼른 인사만 드리고 또 문제 생기기 전에 들어 갈랍니다.

고맙고, 반갑고, 설레고,떨리고 그렇습니다.

하지만 반겨 주시는 님들의 격려에 힘입어 조금씩 저를 다듬어 보겠습니다.

쓴소리, 단소리, 살아가는 소리, 맘의 소리...

서로 허물없이 주고 받을 따뜻한 사랑방 되도록 애써 보겠습니다.

아컴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입주 신고식 겸 저의 말을 위한 기도를 올리겠습니다.

 

     말을 위한 기도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수없이 뿌려 놓은 말의 씨들이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조용히 헤아려 볼 때가 있습니다.

 

무심코 뿌린 말의 씨라도

그 어디선가 뿌리를 내렸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왠지 두렵습니다.

 

더러는 허공으로 사라지고

더러는 다른이의 가슴속에

좋은 열매를 또는 언짢은 열매를

맺기도 했을 언어의 나무

 

날마다 내가 말을 하고 살도록 허락하신

생명의 근원이신 부처님이시여

하나의 말을 잘 탄생시키기위하여

먼저 잘 침묵하는 지혜를 깨우치게 하소서.

 

헤프지 않으면서 풍부하고

경박하지 않으면서 품위있는

한마디의 말을 위해 때로는 진통겪는

어둠의 순간을 이겨내게 하소서.

 

나날이 새로운 마음, 깨어있는 마음

그리고 감사한 마음으로

내 언어의 집을 짓게 하시어

해처럼 환히 빛나는 삶을,

노래처럼 즐거운 삶을

부처님 자비속에 이어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