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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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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


BY 초록정원 2003-11-01


작가 : 신해숙
제목 :'사색의 공간'
작품규격 : 79 ×59
작품재료 : 색지에 파스텔
작품년도 : 2001




일상에서 만나고 싶은 사람.
빨래를 하다가 고무장갑을 벗고
차를 끓이게 하는 사람
서점에 들렀을 때 같은 책을 두 권 사게 만드는 사람.
홀로인 시간, 거울 속의 나이든 나에게
소녀 같은 미소를 짓게 하는 사람.
안 마시던 커피를 하루에 두어잔은 꼭 마시게 하며
그때마다 가슴에 살포시 내려앉는 사람.
전시회를 다녀와서 자신의 느낌을 글로 피력하거나
작자의 의도를 진지하게 헤아리려는 사람.
모카커피보다 더 부드러운 음악을 불 꺼진 방에서
들으며 콧노래를 부르는 여유로운 정서를 가진 사람.
굳이 선을 그으라면 헤어짐이 예견된 사선보다는
한결같이 머무를 평행선 같은 사람.
눈물을 참지않아 눈이 마르지 않는
용기있고 인간적인 사람.
낮게 핀 야생화에게 경의를 표하며 높고 낮음이 따로 없다는
진리를 깨닫는 사람.
그런 사람을 일상에서 만나고 싶다.

(신해숙의 누드 엣세이 '누드로 사는 여자' 중에서 옮겨왔습니다.)



**

 

 

한동안 게으른 덕분에 몹시도 심란해진 뒷마당 청소를
해거름에 했습니다..
마른 감나무잎들을 태우는 연기가 갑천 뚝방길 쪽으로 어둠과 함께 낮게 깔리는데..
그 길을 따라 함께 퍼지는 그리움..
나 언제나처럼 여기에 있어요.. 누군가 내 마음속의 혼잣말을 느끼고 있는지..
그 누군가 역시 그곳에 잘 있는지..

 

어느새 11월..
벌써 마흔 몇번째의 가을이고 11월인데..
오늘따라 새삼 생각이 흩날리는 낙엽처럼 이리저리 몰립니다..

11이라는 숫자를 한참 들여다 봤어요..
11이라는 숫자는
사람들 차가운 겨울 문턱에서 홀로 외로워하지 말고
누군가와 마주보고 서있으라는 의미로 생긴 숫자 같아요..
추수가 끝난 황금색 빈 들판처럼..
온전히 혼자가 되어 텅 비움으로 누군가와 마주설 때
충만해 진다고 나지막하게 이야기하는 숫자 같아요


10월의 마지막 밤..
식구들 모두 잠들었는데 저만 아직 오래도록 잠들지 못할 것 처럼 이러고 있네요..
혼자만 유치한 유행가와 감성에 점령당한 걸까요?? ^^

사랑하는 님들 모두..
11월에 웃으며 만나요~~~

안녕.. 좋은 밤.. ^^


炅喜.


※ 흐르는 노래는 Someone Like You -  Shawn Colvin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