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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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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내편이 좋아..


BY 초록정원 2003-10-19

      녀석이 학술제때문에 몹시 바쁘다며
      학교 근처 친구의 자취방으로 한동안 출가를 해야겠다고 한다.
      아침 8시에 후배들을 모아놓고 가르쳐야 한다나 어쩐다나..
      니같은 깡통이 뭘 가르치냐며 농담으로 허락을 대신했지만
      그래.. 이렇게라도 미리부터 훌쩍 떼어놓는 연습을 해야지.. 생각한다.
      난 재옥이보다 눈물이 훨씬 많은데..
      아덜램 군대 보내놓고 눈물 핑핑 돌고 다니는 재옥이 보니깐
      녀석 군대 보니고 허전할 생각이 더 아득하다.
      녀석이 엄마의 이런 마음 다 알 수 있겠나.
      스물한살 아릿다운 아들얼굴 쳐다보기만 해도 너무 사랑스러워
      눈부시기까지 한 엄마의 마음.

      그러고보니 재옥이한테 전화라도 한통 해 줬어야 했는데..
      가스나.. 그러게 날보고 참는 길에 더 참지.. 그 소리를 왜 하래??
      지는 늘 완벽하게 지혜로운 여자인가??
      지는 지 하고싶은대로 다 하고 다니는 것이.

      그래놓고나니 한동안 맘이 영 편치 않더라고까지 내가 말했는데
      지 잘난 소리만 지껄이고 싶어서 그 소리는 못들은 건지..      
      그래.. 잘했어.. 라고 이야기 해 줬으면 좀 좋아..
      나쁜 지지배..
      내 스스로 나를 옭아매고 사는 거라며
      무조건 한꺼번에 식구들 아침 먹게 버르장머리를 고치라는 둥
      그런 소리 할 때는 언제고
      참는 길에 더 참지 그랬냐고??
      아파 죽겠다는데 엄살 떨지 말라는 거나 똑같지.
      그걸 친구라고.
      전화 안한다 안해 가스나야..
         
      나이 40이 되면 각자의 사는 아픔이 뭔지는 헤아릴 나이일 것 같은데
      그만하면 넌 행복한 줄 알아라.. 하며
      자기 머릿속에 있는 계산법들만을 덥썩 들이대면
      20여년 이상을 알아온 친구인데도 어느날 많이 낯설고 한심하다.   
      누구나 감정적일 때와 돌아서서 마음이 누그러졌을 때에는
      다른 마음이 되어 뉘우치게 되는 것이 정석이거늘.
      그래 잘했어.. 너 정말 대단해.. 그렇게 말해 주는 사람..
      난 이제 무조건 내편인 사람이 좋단 말이야!!

      생각에 생각을 잇다보니 한편 그런 생각도.
      김재옥도 어쩜 서운했을지도 몰라..
      니가 겪어보지도 않고 사니까 그런 소리하는 거라고 파악~ 쏴줬걸랑.
      한편으로는 그녀가 내게 부러운 부분일지도 모르는데..      

      에이.. 여기까지 생각하고 나니까 내가 역시 잘못했네.
      이놈의 승질머리.. 

      그러고보니 숙제 하나 끝냈네..
      모임하고 오고부터는 그부분도 영 찜찜했는데.
 
      전화통 돌려 한참 짜자꿍거려야 쓰겄따.. 
      어느덧 세월 지나 애지중지하던 자식들 다 떠나보내고나면

      친구밖에 더 남겠나.



      한승질 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