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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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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초꽃..


BY 초록정원 2003-10-09

 

 

     자전거를 타고 나선 갑천 뚝방길에 향긋한 풀향이 가득합니다.
     어느새 망초꽃들이 사랑스러운 꽃망울들을 열고 피어나
     바람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육이오때 미군들의 배낭에 묻어 들어온 것으로 추측하는 귀화식물이라지만
     이미 온 산하 지천에 서러운 민초들처럼 퍼져버려
     명실공히 우리네 마음속에 뿌린 내린 꽃이 되어버렸지 싶은 꽃.
     결혼하고나서 얼마 되지않아 길섶에서 너무 이쁘다며 한다발 꺽어왔다가
     남편에게 놀림 받았던 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는 여름 끝, 달맞이 꽃이 피기 전까지 제 주방창가에
     자주 꺽어다 꽂아두는 꽃이기도 하구요..

     망초꽃들이 피어난 걸 보니 어느새 봄날이 다 갔다는 이야기군요..
     바야흐로 첫 여름이 시작되었다는 거겠구요..
     난 점점 더 이곳을 사랑하고
     일년 사계절 하루도 빠짐없이 변화하는 이곳 갑천변의 녹색풍경들이
     새삼 더 편안하고 경이롭습니다.
     
     그러고보니 언제까지라도 낯설 것 같던 이곳에
     어느새 너무나 익숙하게 뿌리 내려진 나..
     깊섶 흙먼지를 뒤집어 쓸때마다 바람결에 이리저리 흔들리면서도
     끈질긴 생명력으로 버텨나가고 있는 망초꽃과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운 당신들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망초꽃처럼
     언제나 이곳에 머물고 있을 저를
     어느날엔가 어렴풋이 기억해 내시기만 하면 됩겁니다 아마..^^



     炅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