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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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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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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석잔.(미용실 이야기 38 )


BY 명자나무 2007-07-04

"이제 날도 더우니 짧게 자르고 염색까지 일사 천리로 해주쇼~"

언제나처럼 털썩 앉더니 이 한마디 하곤 눈을 감아 버린다.

그래... 날이 좀 더워?

짧게 잘라달라니 소원대로 해주지 뭐~

뒷 머리 부터 시작해서 옆 머리까지 파리 낙상하게 밀어 놓고

윗 머리를 처 삼촌 묘  벌초하듯 움켜쥐고 

아저씨는 어떤 일을 하세요~ 요렇게 나긋이 물은게 화근이었다.

순간  감겨 있던 눈이 번쩍 뜨이면서

안광이 빠직 ~~~~   퍼런 불을 품는것 같다.

 

 

이 아저씨 가만 앉아서 눈알만 이리저리 돌리더니

"아줌마 옆 머리 너무 밀었잖아요."

"그게 그러니까~ 아주 시원하게 자르라고 해서리...

하여간 태클이 걸렸으니 정작 짧게 잘라야할 윗 머리는

초가집 이엉 모냥 더부룩하게  대충 자르는 시늉만하고,

"저 손님 염색은 다음번에 하시죠."

들어온 현찰을 양 손으로 밀어내며 간신히 보냈다.

 

처음 이사와서 보니 길 건너 맞은편,

이름도 거창한 "인간 잠재 능력 개발원" 이란 알쏭달쏭한 간판을

이마에 껌딱지 처럼  붙이고 있는 쓰러지기 직전의 집이 있길래

도대체 저기는 뭐하는 곳 인가 궁금했는데

알고보니 노가다 아저씨들이 왔다 갔다 하는 곳이다.

그럼 알기 쉽게 "인력"  이렇게나 해 놓던지.

 

글쎄  이 아저씨가 그 곳에서 일하는 줄 모른게 아니다.

그 중에서도 목수를 하는지 미장을 하는지...

그냥 딱히 할 말도 없고 해서 안부 삼아 물었는데

그 아저씨 무지 예민하시네.

 

바로 옆 여관에 달 방을 얻어 놓고 사는데

그  여러명 중 혼자서 밥도 해 먹고 더운날 삼계탕도 끓여 먹는다고

여관 언니는 보기보다 알뜰타고 칭찬이 넉넉하다.

노는 날은 하루에도 몇 번씩 내 집앞을 지나 슈퍼를 들락거린다.

 

자존심 때문에 버럭 성질을 내고는 갔지만 

그 정도야 이 누님이 이해하지 못할소냐~

지난 번 컷트하고 쿨 샴푸로 감겼더니 시원하다고 감격 먹은게 기억이 난다.

 

조금전에 슈퍼 갔으니 되돌아 올때 쿨 샴푸 하나주고 이 어색한 관계를 청산하리라.

아니나 다를까 슈퍼 봉지에 이것저것에 소주도 잊지 않고 들고 온다.

불러세워 샴푸를 내미니 강경하게 사절한다.

하지만 어쨌든 손님을 잃느냐 얻느냐 하는 기로에 있는 나로서는

죽음을 무릎쓰고서라도,

끝까지 하얀 비니루 봉지 안에다 샴푸를 투하시켰다.

 

맘이 풀렸는지 슈퍼 봉지 안에서 붕어 싸만코를 두 개나 꺼내길래

냉동실도 없으니 하나 만 달라고 그리 애원 사정을 해도

막무가내 두 개를 탁자 위에다 놓고 가는데.

하는수 없이 하나는 먹고 나머지는 냉장고에 넣었더니 개죽이 되었다.

 

그 후로 계속 단팥빵, 꽈배기, 요플레..

종류불문  무조건 주는데, 이젠 그 아저씨 눈에 뜨일까봐

슈퍼에서 올 때 쯤이면 가게 안으로 숨어도 문에 기대서서 부르기까지 한다.

그려~ 주고싶은 마음이 무슨 죄라고..

다 이쁜게 죄지...ㅡ,.ㅡ::

 

손님없어 잠 한숨 때릴까 말까 생각중인데

덜렁 들어와 컷트 의자에 앉는다.

지난 번 , 워낙 대충 이발 하다 말았으니 쉬이 길러서 더부룩하다.

 

한번은 실수요, 두번은 실력이라~

조심조심 , 하는 일도 묻지 않고, 옆 머리도 너무 짧지않게 영글은 밤톨마냥 깍아놓으니

이제 조금 맘에 드는지 얼굴에 화색이 돈다.

"여자 친구 좀 소개해줘요"

"엥~? 올해 춘추가 ....  "

 

소개해줄 여자도 없거니와 그런 건 자체해결을 하셔야지.

그러나 이제 겨우 한랭전선이 물러가고 봄 바람이 부는데,

꽃은 못 피울 망정 눈은 뿌리지 말아야지.

성의를 다해 고향은 어디고 이름은 무엇이며 띠는 어떻게 되는지 물었더니,

고향은 없다 하고 이름은 말하기 부끄럽고 나이는 대충 보이는대로..

 

중매 잘하면 술이 석잔이라는데 뭘 알아야 면장을 해 먹지.

아니 또 알면 소개해줄 여자친구가 있기나 한가.

이거 간신히 줄 떨어진 박처럼 댈롱댈롱 매 달려 있던 손님하나 건졌더니

가위로 싹뚝 자르는 이 청천 벽력같은 말씀.

 

누구~

외롭고 쓸쓸한 분 , 어디 없나요?

남자 친구 필요하신 분은 꼭  연락주세요오오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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