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은행잎들이 나름대로 멋스럽게 걸쳐진 놀이터 의자에 앉아서 하늘 보기
하루에 한번이라도 목적없이 걸어 보기
십여년만에 날아 온 동창들 목록에서 아는 이에게 전화해 보기
'이런 일은 저한테 시키지 않았으면 하는데요' 라고 말해 보기
땡땡이치고 '나이 사십이면' 어떤 모습일까 상상하며 앉아 있던 그 자리에 다시 앉아 보기
방마다 제멋대로 놓여진 일거리들 모른체 해보기
쓸데없는 걱정으로 위장에 걸리적거리는 짓 안해 보기
베란다 문 열어 놓고 실컷 '누구누구 그래 두고 보자'라고 욕해 보기
아무것도 해 준 것은 없으면서 도리만 바라는 그 누구에게 하고 싶은 말 해 보기
인순이 머리처럼 마음껏 부풀려 보기
최신식 유행 음악 틀어 놓고 탄력없는 몸으로 춤 춰 보기
세일하지 않는 매장에 들어 가서
손으로 툭 건드리며 이것 저것 내 마음대로 사 입어 보기
한 잔에 만원 넘어가는 차 마시러 카페에 들어가 보기
언니들에게 ' 언니, 마음에 들지?'하며 인심 한번 써 보기
다음 주에 돌아 오는 시댁의 묘사
결혼식
병실에 누워서도 걱정만 하시는 시어머님의 김장, 메주등등에
눈곱만큼도 신경 안 써 보기
정말 '바보'가 따로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