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리가 맞나요?
이 울림하고 조금전 그 울림하고 어떤게 맞나요?"
"뭐라고 말해야 할지..에구
거 있잖아요. 귀가 멍한 상태, 물이 들어가서 맴도는 느낌..."
검사실 밖의 간호사는 얼굴을 찡그린다.
환장하고 팔딱 뛰겠다.
바람이 맴돌다 그 자리에서 운다고 할까
가만히 있으면 머리 속을 윙거리며 귀를 감싼다고 할까
누가 부르는 소리가 제자리에서 멈춰서 귀안에서 다시 소용돌이 친다고 하면
간호사가 날 정신과로 보내겠지.
어느날 부터인가 귀 안에서 자리를 차지한 울림은
'기'가 허해서 그렇다는 한의사의 말에 한약도 한 재 낼름 먹고도 그칠줄을 모르고
서너 발 자욱만 가면 있는 동네의 이비인후과에서 별 이상은 없고 그저 푹 쉬라는
말과 함께 지어준 약을 먹으며 내내 빈둥거리며 푹 쉬었지만 울림증은 여전하기만 하고
오늘 드디어 종합병원으로 갔었는데 검사하는 동안 간호사에게 설명을 하자니
같은 한국말인데도 서로가 멀뚱거리며 딴나라 말처럼 그러고만 있었다.
예전에 엄마랑 같이 병원을 가 보면 꼭 그랬었다.
아픈 증상은 한마디만 하고 전후사정에서 부터 왜 이 병원에 오게 되었나 하는
하등 필요치 않은 말을 하면 의사는 중간에서 대충 말을 잘라 먹고는
"아,,그래서요...지금은 어떠신데요?"
그러면 또 다시 빙 둘러서 중요한 대목은 빠지고 그러더만
오늘 내가 말하는 그 모양도 어쩜 그런지.
"몇 년 전에도 오셨네요.."
"그래요.. 기억이 없는데요."
"어떤 소리가 나세요? 바람 소리..심장이 뛰는 소리..물소리.."
아직은 선생님이라고 보기엔 솜털이 보송한 젊은 의사가 안경 너머로 묻는데
그가 묻는 단어에는 해당 사항은 하나도 없고
"왜 거 있지요? 휘감돌다 멈춰진 소리, 물이 들어 가서 몽롱한 느낌이 들면서 먹먹한 기분"
..........
내 귀의 상태에 대한 적절한 말이 없다니
아, 내가 이상한 것인지.
아리까리하고 새그랍고 먹먹하면서 머리를 헤집는다는 것을
예약 진료를 하는 며칠 후에는 또 어떻게 해야 할지..
그날 하는 또다른 검사에서도 오늘처럼 난감할지...거,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