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에 나만의 방이 생기고 보니
여기저기 흩어 졌던 지난 날의 내 그림자들을 모으고 싶어졌다.
지난 밤 잠은 오지 않고
학원에 간 아이는 돌아 오지 않고
글 들을 모으려니 솔직히 쓰기 수준만 면한 내 컴 실력으론 황당할 뿐.
이래서 글을 쓰나 보다.
어느 날의 나는 물 먹은 솜처럼
잠 못 든 언젠가는 생채기 난 투정으로
유명한 글쟁이가 아닌들 어떠랴.
나에게 이만큼의 간직한 무언가가 남아 있단 그 사실만으로도
행복하지 않을까나.
아이에게 서툴게 배운 실력으로
내 지난 날들을
이제 나만의 방으로 대충 집합을 시켜 보았다.
그 동안 내 아이도
남편도
환경도 참 많이 바뀌었다.
거울 속의 비쳐 지는 모습은 나이를 숨길수 없지만
여전히
일렁거리는 마음의 열정은 누군들 어찌 할 수가 없겠지.
묵은 먼지도 털어 내고
창문은 살짝 열어 두어야지.
하루가 다르게 세상은 변하고
뉴스마다 더 이상 놀라울 일도 없지만
여기서만은
세월을 느리게 보내고 싶다.
그 언젠가
훌쩍 큰 아이가
지나 온 날의 나와도 어딘가 모르게 닮아진 모습이 되었을 때
이 방에 초대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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