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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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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방 정리


BY 다정 2003-09-28

이 곳에 나만의 방이 생기고 보니

여기저기 흩어 졌던 지난 날의 내 그림자들을 모으고 싶어졌다.

지난 밤 잠은 오지 않고

학원에 간 아이는 돌아 오지 않고

글 들을 모으려니 솔직히 쓰기 수준만 면한 내 컴 실력으론 황당할 뿐.

 

이래서 글을 쓰나 보다.

어느 날의 나는 물 먹은 솜처럼

잠 못 든 언젠가는 생채기 난 투정으로

유명한 글쟁이가 아닌들 어떠랴.

나에게 이만큼의 간직한 무언가가 남아 있단 그 사실만으로도

행복하지 않을까나.

 

아이에게 서툴게 배운 실력으로

내 지난 날들을

이제 나만의 방으로 대충 집합을 시켜 보았다.

그 동안 내 아이도

남편도

환경도 참 많이 바뀌었다.

 

거울 속의 비쳐 지는 모습은 나이를 숨길수 없지만

여전히

일렁거리는 마음의 열정은 누군들 어찌 할 수가 없겠지.

 

묵은 먼지도 털어 내고

창문은 살짝 열어 두어야지.

하루가 다르게 세상은 변하고

뉴스마다 더 이상 놀라울 일도 없지만

여기서만은

세월을 느리게 보내고 싶다.

그 언젠가

훌쩍 큰 아이가

지나 온 날의 나와도 어딘가 모르게 닮아진 모습이 되었을 때

이 방에 초대 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