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떡국은 왜 이리 또 많이 했는교?" 아버님 방 마루에 널려 있는 떡국 상자를 건너 보며 괜히 심통 섞인 말로 그랬다. 어머님은 올해에도 여전히 두 말이나 되는 떡국을 하시고 그것도 모자라 집에서 직접 다 썰어 놓으셨다. 작년 추석. 할일은 많고 일손은 없고 하여 어머니께 제발 음식 좀 줄이시라고 그랬는데. 이번 설에도 보니 여전하시다. 고모한테는 떡쌀을 한 말이라고 그러시곤 이번에는 줄였다라고 큰 소리 치셨지만 왠걸,,방앗간 아저씨의 눈은 속일 수가 없었으니 말로는 한 말인데,또 두 말이나 하셨다니 이제 팔순의 어머니는 그 떡가래를 썰으며 보따리 보따리 줄 요량으로 허리도 한번 펴지 못하셨을 것이다. 부침개 가루가 잔뜩 묻혀진 앞치마만 툭툭 건드리며 심통난 이 며느리는 또 그랬다. "어머니,,이제 힘들게 그러지 마요...네?" 건너에서 아픈 다리로 음식을 장만하시던 어머님 "내 죽고나면 누가 이렇게 주겄냐. 그런 말 마라.." 그 한마디로 일축해 버리신다. 대가족의 식구가 사연도 가지가지로 어느날 부터 단촐하게 명절을 보내다 보니 일의 규모는 여전한데 일 할 사람은 정해져 있고 하니 어머니의 마음도 솔직히 버겁기도 하고 쌩둥맞은 소리만 하게 된다. 어머님은 아마 그러시겠지 이 명절에도 오죽하면 당신 자식들이 오지 못하였을까 라고. 그 많은 명절 음식도 어머니 마음 안타까움에 택배로 기어히 보내기도 하실 것이다. 누가 그 마음을 알런지. 오늘 아침도 떡국을 끓이면서 그 모양을 볼라치니 기계로 일정하게 빼 놓은 것에 비하랴만 괜시리 또 마음만 삐뚤어진다. 아.. 이 마음이 아닌데.. 그저 자식들에게 보내 주고 싶으신 어미의 마음인데 왜 이리 속 상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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